[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절대 강자가 없다."
타이거 우즈(미국)가 없는 2016년 지구촌 프로골프계 판도다. 조던 스피스(미국)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제이슨 데이(호주) 등 세계랭킹 1~3위가 아직은 건재하지만 올해 들어 버바 왓슨과 리키 파울러(이상 미국), 아담 스콧(호주) 등 신흥세력의 도전이 거세지면서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들고 있는 모양새다. 오는 4월 첫 메이저 마스터스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스피스의 부진이 출발점이다. 지난해 4월 마스터스와 6월 US오픈에서 '메이저 2연승'을 일궈냈고, '플레이오프(PO) 최종 4차전' 투어챔피언십 우승으로 '1000만 달러의 잭팟'을 터뜨리는 등 자타가 공인하는 '차세대 골프황제'로 주목받았다. 지난 1월 현대토너먼트를 제패해 올 시즌 출발도 좋았다. 하지만 이후 아부다비와 싱가포르로 이어지는 강행군이 '독(毒)'이 됐다.
2월 AT&T 공동 21위에 이어 노던트러스트에서는 '컷 오프'의 수모를 당했고, 지난주 캐딜락챔피언십 공동 17위 등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상황이다. 스피스에게는 특히 주 무기인 퍼팅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게 고민거리다. 매킬로이는 이달 초 혼다클래식에서, 데이는 지난 1월 파머스에서 각각 '컷 오프'되는 등 '트로이카체제'가 붕괴되고 있는 시점이다.
스콧이 요즈음 가장 '뜨고' 있는 선수다. 올해부터 골프규칙 개정으로 퍼터 그립 끝을 배나 가슴에 고정시킨 뒤 스트로크를 하는 '앵커링'이 금지됐지만 일반퍼터로 오히려 혼다클래식과 캐딜락챔피언십에서 2연승을 쓸어 담아 반전의 계기로 삼았다는 게 놀랍다. 헨리크 스텐손(스웨덴)과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등 '유럽 전사'들 역시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마스터스가 결국 지각 변동의 중심이 될 전망이다. 골프팬들에게는 빅뉴스가 즐비하다는 게 더욱 즐겁다. 스피스는 타이틀방어, 매킬로이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는 대기록에 도전하는 무대다. 왓슨이 2012년과 2014년 등 짝수해에 두 차례나 그린재킷을 입었다는 게 재미있다. 스콧은 2013년 호주선수 최초로, 그것도 롱퍼트로 우승한 최초의 선수라는 진기록을 작성한 달콤한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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