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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에 치명타 입은 러시아의 경제 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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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정부 재정을 원자재 매출에 크게 의존하는 러시아의 고통이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블라디미르 푸틴이 러시아 대통령으로 처음 등극한 2000년 국제 유가는 배럴당 평균 28.40달러였다. 이후 5년만에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그러나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32.3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유가는 지난 몇 주 사이에도 16%나 하락했다.
러시아 재무부는 저유가 시대에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지 않으면 재정적자가 더 늘 수 있다고 이미 경고했다.

재정의 거의 절반이나 석유ㆍ천연가스에 의존하는 러시아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2.6%의 재정적자를 기록했다.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은 "유가 추가 하락으로 재정적자 폭이 더 확대될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러시아의 올해 예산은 유가를 50달러로, 재정적자 규모를 GDP 대비 3%로 상정해 짜여진 것이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최근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회견에서 "올해 재정적자를 GDP 대비 6% 밑으로 묶어두려면 1조5000억루블(약 22조1100억원) 규모의 긴축이 단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10년 이상 러시아 경제를 떠받쳐온 게 내수다. 그러나 내수경기가 싸늘해지면서 경제성장이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저유가는 러시아 경제를 위축시키고 루블화 가치도 떨어뜨렸다. 그 결과 러시아인들이 기존 수준의 소비를 유지하려면 더 많이 지출해야 한다.

지정학적 긴장관계도 루블화의 가치하락을 부채질했다. 푸틴 대통령이 2014년 3월 우크라이나로부터 크림반도를 병합하고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대(對)러시아 경제제재를 단행한 이래 루블화 가치는 반토막 났다.

루블화 가치 급락으로 지난해 3월 러시아의 인플레이션은 13년만의 최고인 16.9%에 이르렀다. 지난해 12월 연율 기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2.9%로 누그러졌다. 그러나 이는 러시아 중앙은행이 설정한 목표치의 3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푸틴 대통령은 2001년 4월 의회 연설에서 "정부 재정 중 많은 부분이 석유ㆍ천연가스 같은 원자재로부터 비롯되고 있다"며 자국 경제를 다각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당시 석유ㆍ천연가스는 러시아 연방정부 재정 매출의 30%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44%로 증가했다.

석유ㆍ천연가스 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러시아 GDP가 유가에 따라 출렁일 수 있다는 뜻이다. 저유가로 올해 러시아 경제는 2년 연속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러시아 경제는 3.7% 역성장했다. 2009년 이후 가장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이다.

블룸버그통신이 지난해 12월 이코노미스트들을 상대로 조사해본 결과 올해 러시아의 성장률은 -0.5%에 이를 듯하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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