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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아이]고용한파 中 대륙 강타…실직자·취준생들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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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못받는 광산 노동자들
휴짓조각된 대학 졸업장
낮은 임금에 저축은 꿈도 못꿔
부모에게 기대는 한자녀 세대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7% 이상 성장'을 유지하겠다던 중국의 이른바 '바오치(保七)'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중국 고용시장에 한파가 불어 닥치고 있다. 철강·석탄 등 원자재 기업들을 중심으로 감원의 칼바람이 불고 있는 데다 청년층 채용의 1등 공신이었던 기술기업들마저 신규 채용을 꺼리고 있다.
중국 헤이룽장성 북부 도시 허강의 한 대형 광산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랴오시에는 지난해 8월에 나왔어야 할 월급을 최근 받았다. 랴오는 "넉 달 넘게 기다렸지만 이제라도 받은 것이 다행"이라면서 "주변에서 회사가 문을 닫거나 갑자기 실직해 밀린 월급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

경기 부진으로 수요가 급락하면서 중국 정부는 최근 헤이룽장을 비롯한 4개 성에서 1000여개 탄광의 문을 닫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도 1300개가 넘는 탄광이 폐광됐다. 중국 정부는 향후 3년간 신규 탄광개발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석탄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허강의 경우 문을 닫는 기업들이 늘면서 2014년 법인세 세수가 60% 가까이 줄었다. 허강에서 실직 후 택시 운전을 하는 장취안은 "지역 경제가 살아날 가망은 없다"면서 "내년에 군 복무를 마치는 아들에게 고향으로 돌아오지 말라고 권유했다"고 말했다.
중국의 공식 실업률은 지난해 말 기준 5.1%다. 도시 지역의 경우 4.05%로 더 낮다. 하지만 이 같은 통계에 오류가 많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나왔다.

세계노동기구(ILO)는 '2016년 고용전망 보고서'에서 중국의 실업자 수가 지난해 3730만명에서 올해 3770만명으로, 내년에는 3810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중국 경제가 혹독한 체질개선을 하고 있는 시기에 사회에 첫발을 내디디고 있는 젊은 층이다.

중국의 젊은 층 실업률은 이미 2013년 두 자릿수를 돌파한 것으로 추산된다. 2003년 180만명이었던 중국의 대졸자 수는 지난해 750만명까지 늘었다. 경제 팽창기에 대학 졸업장은 취업 관문을 통과할 수 있는 보증수표였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영국 BBC방송은 중국 대졸자들의 실제 실업률은 30%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베이징대의 지난해 조사에서 중국 대졸자들의 30%는 부모에게 경제적 도움을 받고 있으며 40%는 저축을 하지 못하고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대학을 졸업한 왕샤오칭은 수백 곳의 기업에 입사지원을 했지만 모두 불합격했다. 그는 최근에서야 한 환경 분야 서비스업체에 취직했다. 한 달 월급은 2000위안(약 36만원)으로 아이폰 한 대 가격도 안 된다. 저축은 꿈도 못 꾸지만 그나마 동료들보다는 나은 편이다. 그는 함께 대학을 졸업한 친구 중에 취직을 한 사람은 본인을 포함해 몇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중국 정부의 정책적 육성으로 청년 신규 고용에 큰 역할을 했던 기술 기업들도 채용을 줄이고 있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자체 인력채용 회사를 통해 직원을 채용하던 텐센트는 3개월 전부터 채용을 중단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가을 대졸자 채용을 3000명에서 400명으로 대폭 줄이겠다고 밝혔다. 바이두 역시 비슷한 시기에 경력직 채용을 하지 않겠다고 공지했다.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레노버는 지난해 전체 인력의 5%에 달하는 3200여명을 구조조정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리서치 센터의 차오레이 소장은 "전통 비즈니스와 인터넷 기술의 융합을 통한 경제발전을 목표로 한 '인터넷 플러스 플랜'이 발표된 이후 중국 정부는 기술 기업들의 채용을 독려해 왔다"면서 "기업들의 과잉 채용이 최근 감원의 배경 중 하나"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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