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휴가 중 승진 탈락, 퇴사 강요도…中 여성 노동력 세계 1위지만 고용개선 시급
그러나 모두가 이를 환영하는 것은 아니다. 구직 활동 중인 젊은 여성들의 경우 특히 그렇다. 아이를 둘이나 갖는다는 것은 육아휴직을 두 번 쓴다는 뜻이다. 이에 기업들이 젊은 여성 인력을 기피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베이징여성법률구조센터(北京衆澤婦女法律諮詢服務中心)의 뤼샤오취안(呂孝權) 부소장은 최근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회견에서 "출산휴가부터 남녀 임금 격차까지 직장 여성에 대한 차별이 엄연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동시장에서 차별 받기 쉬운 두 유형의 여성이 있다"고 말했다. 첫째가 자녀 없는 가임 여성이다. 둘째는 둘째 아이를 갖고자 하는 여성이다.
2013년 중국 당국은 한 자녀 정책을 일부 완화한 바 있다. 부부 중 한 쪽이라도 외동일 경우 둘째 아이 출산을 허용한 것이다. 지난해 중국부녀연구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당시 남녀 성차별이 심해졌다.
중국부녀연구소의 양후이(楊慧) 연구원에 따르면 구직 활동 중인 여대생들 가운데 60%가 직장을 계속 다닐지 아니면 둘째 아이를 가질지 질문 받은 바 있다고 답했다. 이들 중 86%는 노동시장에서 차별을 경험했다고 털어놓았다.
중국공산당은 1949년 대륙 정권 장악 이후 남녀 구분 없이 모든 노동력을 국영기업에 투입했다. 여성은 집에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이로써 흔들렸다. 여성 인력이 노동시장에 공급되면서 기업, 그 중에서도 특히 수출 기업들은 싼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었다.
지난해 발간된 아시아개발은행(ADB) 보고서에 따르면 이로써 중국은 지난 수십년 동안 고속 경제성장을 구가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 중국 여성들의 임금 수준은 남성 임금의 63%에 불과하다. 더욱이 교육ㆍ훈련 기간도 남성보다 짧다.
중국의 여성 근로자들은 적어도 98일간 법정 육아휴직을 쓸 수 있다. 뤼 부소장은 "기업이 여성 노동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줘야 한다"며 "현재 기업이 전액 부담하고 있는 육아보험금을 분담하는 등 점진적 조치가 단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구정책 주무부서인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國家衛生和計劃生育委員會)의 왕페이안(王培安) 부주임은 지난해 10월 "중국 정부도 두 자녀 정책으로 여성의 일자리 찾기가 더 어려워지고 고용에서 남녀 차별이 심화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각 부문이 함께 노력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양 연구원은 중국공산당 산하 중화전국부녀연합회(中華全國婦女聯合會)의 중국부녀보(中國婦女報) 기고문에서 "중국의 여성 노동자들이 출산휴가 중 승진 탈락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다른 노동자가 출산휴가 중인 여성 노동자의 자리를 차지하기도 한다. 심지어 출산휴가 중인 여성 노동자에게 퇴사를 강요하는 기업도 있다.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2013년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전체 노동력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64%이기 때문이다. 이는 세계 10대 경제국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이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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