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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얼음판 최전방 ‘대북방송’ 현장 가보니

최종수정 2020.03.24 09:32 기사입력 2016.01.08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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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확성기 스피커는 주로 심리전 FM '자유의소리' 방송을 그대로 송출하지만 방송을 하지 않을 때는 이곳에서 CD로 재생하는 음악을 내보낸다.

대북 확성기 스피커는 주로 심리전 FM '자유의소리' 방송을 그대로 송출하지만 방송을 하지 않을 때는 이곳에서 CD로 재생하는 음악을 내보낸다.



[중부전선=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국방부 공동취재단]중부전선 최전방 우리 군 일반소초(GOP) 부대에 설치된 대북 확성기 시설에는 찬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었다.


기온은 영하 10도. 살을 에는 듯한 추위였다. 바람이 워낙 세게 불어 체감온도는 영하 18도로 떨어졌다.

바로 앞에서 본 대북 확성기 스피커는 거대했다. 가로로 넷, 세로로 여섯, 모두24개의 확성기가 붙어 있었다. 폭은 3m, 높이는 6m에 달했다.


시계를 보니 오전 11시를 조금 넘긴 시각이었다. 스피커의 본격적인 가동이 불과 1시간 남았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자 순간적으로 팽팽한 긴장이 느껴졌다.


합동참모본부는 8일 정오를 기해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적으로 재개하기 직전 중부전선 GOP 부대의 대북 확성기 시설을 언론에 공개했다.


대북 확성기 스피커는 GOP 철책 바로 앞에 설치돼 있었다. 철책 너머로는 비무장지대(DMZ)가 펼쳐져 있었다.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북한군 소초(GP)는 불과 2㎞ 거리에 있다고 했다.


스피커가 음향을 송출하는 거리는 10∼20㎞나 됐다. DMZ 안에 있는 북한군 GP뿐아니라 DMZ 북쪽 부대, 민간인 거주지까지 방송이 도달하고도 남는다는 말이다. 스피커 바로 뒤에는 거대한 방음벽이 설치돼 있었다. 음향이 전방으로만 뻗어나가도록 하기 위한 장치다.


스피커 앞에는 북한군의 타격에 대비해 1m 높이의 둔덕이 쌓여 있고 전방의 북한군 동향을 실시간 감시하는 무인카메라가 설치돼 있었다.


이곳 부대는 지난 7일 정부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기로 결정하자 약 4개월 만에 확성기 스피커를 다시 설치하고 주변에 초소와 감시 설비도 늘렸다.


우리 군은 북한군의 도발에 대비해 대북 확성기를 설치한 지역의 경계태세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하고 감시 태세도 한층 강화한 상태다.


대북 확성기 스피커에서 30m쯤 떨어진 곳에는 벙커 안에 방송실이 있었다. 스피커가 내보내는 방송을 이곳에서 조절한다고 했다.


대북 확성기 스피커는 주로 심리전 FM '자유의소리' 방송을 그대로 송출하지만 방송을 하지 않을 때는 이곳에서 CD로 재생하는 음악을 내보낸다.


방송실 문에는 '진실을 알리자'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어디까지나 사실에 입각해 북한을 비판한다는 것이 우리 군의 입장이다.


이곳 부대는 평소 방송실에도 병력을 배치하지만 대북 확성기 방송을 할 때는 북한군의 도발에 대비해 이곳에 병력을 두지 않는다고 했다.


취재진을 만난 김시완 일병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는 당연한 조치"라며 "적이 이를 빌미로 도발할 경우 단호하고 강력하게 응징하겠다"고 다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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