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는 '변화(쇄신ㆍ혁신)'라는 단어가 30번이나 나왔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말 대규모 적자를 기록해 사장단이 급여를 전액 반납했다. 임원(최대50%)과 부서장(10%)도 마찬가지였다. "세계 1위의 중공업체 자리를 유지하겠다"던 10년 전 시무식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새해부터 대내외 경영환경은 나빠지고 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인상, 중국의 성장둔화, 저유가를 세계 경제 3대 리스크로 꼽고 있다. 중국증시가 급락하면서 중국 경기둔화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메이드인 코리아의 위상도 흔들린다. 세계 시장의 절대강자였던 스마트폰은 샤오미ㆍ화웨이 등 중저가 스마트폰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조선, 철강, 건설기계, 석유화학 등 중후장대산업은 대규모 구조조정 바람에 휩싸였다.
한·중·일을 비교하면 기업 경쟁력은 더 약해져있다. 지금 같은 위기상황에서는 기업들의 사업재편이 필요하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서비스업 육성, 노동개혁이 중요하다. 하지만 정치권은 잘못된 정보와 대기업 특혜라는 선입견 때문에 관련 법을 통과시키지 않고 있다. 경제단체들이 두 번이나 국회를 찾아 국회의장에 직권상정을 요청하고 성명서를 발표한 것은 골든타임을 놓쳐 위기극복은커녕 생존마저 위태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신년인터뷰에서 새 경제팀에 바라는 점을 묻자 "경제팀한테 당부해서 되는 게 아니라서. 경제팀이 잘되도록 국회가 도와주소서라고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