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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기업 신년사에 담긴 위기감과 희망

최종수정 2016.01.04 11:14 기사입력 2016.01.0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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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오늘 일제히 시무식을 열고 새해 업무에 들어갔다. 신년 벽두 새로운 출발의 의욕이 넘쳐나야 하는 날이지만 임직원들 표정에선 희망과 설레임보다는 힘겨운 한 해가 될 것이라는 긴박감이 앞서 보였다.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내놓은 신년사는 어느 해보다 무거운 메시지를 던졌다. '생존의 위기'라는 진단은 거의 한결같았다. 늘 빠지지 않아 온 '변화'와 '혁신'이지만 올해엔 더할 수 없는 절실함과 시급성이 읽혔다.

현대차그룹 시무식에서 정몽구 회장은 새해 글로벌 판매 목표를 지난해 목표였던 820만대보다 7만대 적은 813만대로 제시했다. 작년에 목표 달성에 실패했던 데다 올해 글로벌 경기 악화 등을 감안한 것이긴 하나 매우 이례적이다. 구본무 LG 회장의 새해 일성(一聲)은 "주력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는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하자"는 것이었다.

새해 업무 첫날 기업들에서 들려온 소식들은 올해의 경제상황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올해가 무척 버거운 해가 될 것이라는 거야 새로울 게 없다. 그러나 최고경영자들의 신년사의 요체는 올해 기업환경에 대한 비관론을 거듭 확인하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위기감이 깊은 만큼의 다짐을, 여건이 열악한 만큼의 각오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혁신과 변화에 대한 강조는 비장하기까지 하다. "경제혁신의 마지막 기회(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사업구조와 방식에서의 근본적인 변화(구본무 회장)" "시대의 변화에 맞지 않는 기존의 사고와 관습, 제도와 전략은 모두 버려달라(신동빈 롯데 회장)"는 말들에선 강력한 혁신 구상, 담대한 변화에 대한 분명한 의지가 보인다.

"위기를 더 강한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담금질의 시간으로 받아들이자(김승연 한화 회장)" "올해가 어렵다고 하지만 과감하게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자(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는 말에선 위기 극복을 넘어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는 동력으로 만들자는 도전정신이 비친다.
기업의 위기는 경제의 위기며, 기업의 위축은 곧 국민경제, 나아가 그 사회의 위축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기업의 근원적 경쟁력 확보는 물론 국가경제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앞장서겠다"거나 "미래세대에 대한 책임을 고민하겠다"는 기업들의 신년 포부는 올해 우리 기업들이 어려운 여건일수록 오히려 더 힘을 내는 투지를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기업의 그 같은 진취적 역할을 이끄는 건 기업가정신이다. 올해 신년사들이 유난히 기업가정신을 강조했던 것에서도 올해 우리 경제의 앞날에 한 희망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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