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혼돈에 빠졌다. 위태로운 경제와 테러 공포가 지구촌을 압박한다. 국내 상황도 쉽지 않다. 정치는 신뢰를 잃었고 경제는 힘을 잃었다. 곳곳이 지뢰밭이고 절벽이다. 미답(未踏)의 길을 나서며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위기와 맞서는 큰 용기와 국민적 공동체 의식이다.
물가를 띄우겠다는 한국은행이나 경상성장률을 강조한 새해 경제정책 또한 과거에 상상할 수 없었던 발상이다. 물가안정이 존재의 의미였던 중앙은행까지 물가부양에 나선 것은 그만큼 경제의 병세가 깊다는 고백이다. 성장의 엔진은 식어가고 가계는 빚더미에 올랐다. 수출은 부진하고 내수는 얼어붙었다. 기업은 생산능력만큼 물건을 팔지 못하고 주력산업은 더 이상 주력산업이 아니다.
경제적 어려움에 더해 사회적 갈등의 골은 한층 깊어졌지만 난국을 돌파할 리더십은 실종됐다. 대통령과 정부, 여야 정치권은 귀를 닫았다. 대화와 타협, 합의는 없다. 4월 총선은 싸움판 정치권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되고 있다.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을 수는 없다.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려 저성장의 늪에서 탈출하는 일이 급하고 중요하다. 익숙한 것을 거부하고 파괴적 혁신에 나서야 할 때다. 없는 길을 만드는 담대한 용기와 재도약을 향한 국민적 공감대가 절실하다. 낡은 틀을 깨는 혁신과 도전정신으로 위기를 넘어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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