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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최고 국가신용등급, 방심하면 독(毒)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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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최고 국가신용등급, 방심하면 독(毒)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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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오종탁 기자]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 중 하나인 무디스(Moody's)가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역대 최고 수준인 'Aa2'로 상향조정했지만,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등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을 차단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실력을 높게 평가받았다고 앞으로 경제성장이 담보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위기를 앞둔 국가의 신용등급이 오른 사례도 종종 있어 방심은 금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브리핑에서 "무디스의 결정은 (글로벌 경제 침체) 우려에서 우리 경제에 확실한 방어막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용등급이 올랐다고 위기로부터 무풍지대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신용평가기관의 신용등급 평가는 언제든 바뀔 수 있어 이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구조개혁과 외환 및 재정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가 1997년 외환위기를 겪기 직전까지 무디스와 S&P 등은 한국에 대해 높은 국가신용등급을 유지했지만, 한보, 기아 등 대기업들의 줄도산이 진행됐고 경상수지 적자도 심각했다. 해외에서도 국가신용등급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사례들이 많다.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에 들어선 이후에도 한동안 세계 최고 신용등급을 유지했다. 일본은 1985년 플라자 합의에 따른 엔화 가치 급등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리 인하와 내수 확대 정책으로 일관했다. 그러다 부동산ㆍ주식 가격 거품이 1990년대 초 꺼지면서 경제 정책에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럼에도 무디스의 일본 신용등급은 1998년까지 최고 투자등급인 Aaa였다. 1998년 11월에 Aa1으로 한 단계만 내렸다가 2004년 다시 최고등급으로 올렸다.

그리스의 경우에도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하기 직전까지 무디스로부터 A3 등급을 받았다. 이 등급은 무디스 국가신용등급 체계상 투자적격 등급 중 중간 수준으로, 신용상태가 양호함을 의미한다. 무디스는 A3 등급보다 3단계 아래인 'Baa3' 등급 이상을 투자적격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리스가 2010년 5월 구제금융을 받고 난 다음달, 무디스는 등급을 'Ba1'으로 네 단계나 내렸다.

미국과 유럽의 금리정책이 정반대로 향하며 중국을 비롯해 신흥국 통화가치가 약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이번 신용등급 상향으로 원화가치가 상대적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점도 한가지 우려사항이다. 가뜩이나 위축된 수출이 가격경쟁력 약화로 악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축구에 비유하자면, 우리 실력이 좋아진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꼭 게임에서 이기는 것은 아니다"면서 "게임 당일 전술이나 컨디션이 중요한 만큼 정부가 대외환경과 기업ㆍ금융에 대한 모니터링을 잘 하고 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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