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라, 23년만의 변신…"업계 3위 되찾겠다"

20~30대 겨냥, 스타일리시 브랜드로 재탄생
2020년 8000억원대 매출 기대
윤윤수式 글로벌전략·김진면式 경영·정구호式 창의성 3박자 기대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스포츠 브랜드 휠라가 국내 론칭 후 23년만의 파격변신에 나선다. 주요 타깃을 20~30대 초반의 젊은 층으로 낮추고, 스타일리시한 '잇(it) 브랜드'로 자리매김해 연간 국내매출 8000억원을 달성, 업계 3위권에 재진입한다는 목표다.

김진면 휠라코리아 사장은 29일 서울 가양동에 위치한 한일물류센터에서 '휠라 브랜드 리뉴얼 프리젠테이션 및 언론 설명회'를 갖고, 현재 4000억원 수준인 국내 사업부문 매출을 2020년까지 8000억원대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최근 몇년 사이 뉴발란스, 데상트 등 경쟁 스포츠브랜드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내놓았던 업계 3위권 자리를 되찾는다는 설명이다. 더불거 현재 1조2500억원대인 기업가치도 5년 내에 2배 수준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번 브랜드 리뉴얼은 1992년 휠라 브랜드 국내 론칭 후 23년 만에 처음 시행되는 것으로, 올 상반기 새로운 경영진 영입과 창립 이래 첫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 체제를 갖추며 본격화됐다. 리뉴얼 작업은 100년 이상의 브랜드 전통성, 우수한 기능성, 감각적인 디자인 등에 초점을 맞췄다. '스타일리시 퍼포먼스'를 브랜드 정체성(BI)으로 정하고 제품 뿐 아니라 매장, 영업, 마케팅 전략과 역량을 혁신적으로 바꿔나가겠다는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10대 후반에서 40대까지였던 주요 타깃을 20~30대 초의 젊은층으로 낮춘 것이다. 고정 매출은 발생하지만 브랜드 정체성에 맞지 않는 캐주얼한 스웨터나 팬츠, 액세서리 가방 등은 내년부터 과감히 정리, 출시하지 않을 계획이다. 제품은 일반 트랙 스포츠용인 '트랙퍼포먼스', 실내 스포츠용인 '피트니스 퍼포먼스', 전문가용인 '하이브리드 퍼포먼스' 등 3개 라인으로 구성하고, 라이프스타일 라인인 '휠라 오리지날레'를 별도로 전개한다.

휠라코리아의 정구호 부사장(왼쪽), 김진면 사장(오른쪽)

이밖에 휠라골프, 휠라키즈 등 휠라코리아의 패밀리브랜드도 모 브랜드의 변화에 따라 스타일리시하게 개편돼 전개한다. 내년부터는 휠라언더웨어라는 백화점용 언더웨어 브랜드도 선보일 예정이며, 새로운 콘셉트의 모든 제품은 이르면 내년 초 봄·여름(S/S) 시즌부터 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휠라는 제품 뿐 아니라 전국의 매장 역시 천연목재와 크리스탈, 아크릴소재 등으로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살려 재편한다. 날렵해진 각과 폰트 디자인으로 세련된 느낌을 살린 새 로고 역시 이날 함께 공개됐다.

김진면 사장은 "패션업계에는 변화와 유행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항상 승승장구 하는 브랜드가없다"면서 "휠라 역시 브랜드에 대해 소비자들이 식상함을 느끼면서 정체되고 있다는 내부 지적에 따라서 과감한 리뉴얼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리뉴얼의 일환으로 정구호 부사장을 십고초려끝에 영입한 것"이라면서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의 글로벌 운영전략과 저의 경영능력, 정구호 부사장의 창의성이 조합된다면 이번 변화는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구호 부사장 역시 "100년의 전통성을 가진 브랜드에 트랜드를 입혀 진화시키는 것에 집중했다"면서 "조직 내의 목표가 뚜렷해 5개월 정도의 짧은 기간동안 순조롭게 리뉴얼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한편, 휠라는 1911년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로 휠라코리아가 1992년 국내에 론칭했다. 2007년 당시 미국으로 넘어가있던 글로벌 브랜드 사업권(본사)을 휠라코리아 경영진이 인수해 현재 70여개국에서 전개되는 브랜드의 본사역할을 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