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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공감과 종군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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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필수 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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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9ㆍ11 테러 직후 미국인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사라지고 증오와 의심만 가득했다. 테러에 대한 두려움에 미국 항공사들은 가장 큰 피해자가 됐다. 모든 항공사들이 적자를 면치 못했다. 단 한군데 사우스웨스트항공만 빼고.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사우스웨스트조크'라는 신조어를 만들면서 무거워진 기내 분위기를 바꾸고, 침체된 직장 분위기를 반전시키면서 위기를 극복해나갔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경쟁업체들과 달리 정리해고를 한 번도 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9ㆍ11 테러 사건 이후 많은 미국 항공사들이 대대적으로 인원을 감축했지만 사우스웨스트항공은 그러지 않았다. 이 항공사 직원들은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해주기 바라는 대로 행동하라'는 격언처럼 회사 일에 헌신적이고 열정적이었다.
사우스웨스트항공 직원들이 자기 일처럼 회사를 위해 헌신할 수 있었던 것은 2001년 당시 사우스웨스트항공 사장이었던 콜린 배럿(Colleen Barrett)을 비롯한 창업 멤버들이 조성해온 기업문화 영향이 컸다. 배럿은 단체정신을 고취시켰고, 서로를 배려하도록 독려했다. 직원들은 캐주얼 정장에서부터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까지 자유로운 복장으로 근무하게 했다. 직함으로 구분하기보다 각자의 이름과 저마다 무엇을 잘하는지로 상대방을 인식하는 문화를 만들었다.

이런 일체감이 있었기에 웨스트하우스항공은 위기를 매번 극복할 수 있었고, 배럿은 2003년 포천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50인의 여성에 선정될 수 있었다.

파격 행보로 요즘 여의도 증권가의 '핫이슈'인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사장은 업계 안팎에서 '호불호(好不好)가 극명하게 갈리는 인물이다. 그를 지지하는 이들은 고객중심의 서비스 체제로 전환하려는 그의 정책을 높이 평가한다. 고객 수익률을 최우선으로 둬야 한다는 주장은 그를 반대하는 이들도 수긍한다.
하지만 그의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는 내부 직원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전체 직원의 4분의 1을 구조조정하는 서슬에 숨죽였던 직원들은 주 사장이 그룹에서 연임 불가 통보를 받자마자 사장실을 항의방문하는 등 집단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 사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새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그가 물러난 후에도 이 정책이 그대로 시행되리라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위대한 정복자 알렉산더 대왕도 인도에서 병사들이 종군을 거부하는 바람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아무리 이상이 좋아도 조직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면 '사상누각'이 되기 쉽다.





전필수 증권부장 phils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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