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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발전소 온배수로 정부3.0 가치의 실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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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종 한국중부발전 보령화력본부장

유성종 한국중부발전 보령화력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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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風景)'이라는 단어는 주의 깊게 살펴보면 '바람(風)'과 '빛(景)'으로 이뤄졌다. 섣부른 판단일 수도 있지만 진정한 풍경이란 눈으로 보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감각으로 느끼되, 순간이 아닌 지속된 시간을 의미하는지도 모른다.

도심에서 벗어나 인적이 드문 바닷가에 이르면 거대한 화력발전소를 볼 수 있다. 그간 발전소는 발전(發電)에 필요한 냉각수 확보라는 필요성도 있지만 연료인 유연탄 분진과 배출물질의 유해성으로 인해 도시와는 멀리 떨어져야만 했다. 필요도만큼이나 거리는 멀어져야 하는 역설적인 시설물이 된 것이다. 일련의 높은 굴뚝, 거대한 금속재질의 설비, 검은색 유연탄 저장소 그리고 그것을 둘러싼 울타리와 송전탑. 이웃에게는 달갑지 않은 즉 개방과 소통과는 거리가 있는 이러한 이미지들이 지금까지의 화력발전소 풍경이었다.
그런데 근래 발전소를 품은 풍경이 새롭게 변하고 있다. 발전소 주변에는 열대과일이 자라는 온실하우스 단지, 치어와 패류가 자라는 배양장이 들어서고 발전소만 홀로 덩그러니 서 있던 자리 곁에는 거대한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이 자리한다. 기존의 풍경에 산업 간 융복합의 '바람' 그리고 협업으로 긍정적 가치창출의 '빛'이 더해진 것이다.

이같이 발전소 풍경 변화를 주도한 것은 바로 그동안 가치를 주목받지 못했던 '온배수'이다. 발전기는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 주는 역할을 하면서 많은 냉각수를 필요로 한다. 냉각수로는 해수를 많이 사용하는데 발전과정을 거친 냉각수는 열에너지를 품고 해상으로 방류된다. 필자가 종사하는 보령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온배수만 해도 연간 약 46억곘에 이른다.

이런 온배수가 소통과 협업으로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해 졌다. '열원'으로서의 가치를 살린 것인데 일례로 보령화력발전소의 '에코팜(Eco-Farm)'과 '수산종묘배양장' 'LNG 기화열매체 활용'을 들 수 있다.
구체적으로 온배수를 농업에 적용한 에코팜은 발전소 인근에 농업용 비닐하우스를 설치해 애플망고 등 고수익 과일재배를 돕는 사업이다. 기존 경유 대비 난방에너지 비용을 86%가량 절감해 농가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어업부문에 적용한 수산종묘배양장에서는 난류성 어족 자원의 치어를 키워 방류하게 된다. 하루 온배수 680t을 사용해 연간 광어 30만마리, 대하 30만마리, 전복 10만마리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발전소 인근 지역에 치어 방류로 수산 자원이 증식되면서 자연스럽게 지역 주민의 소득 증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보령화력발전소 인근에 GS에너지가 건설 중인 LNG터미널에서는 하루 97만t의 온배수를 냉배수와 혼합해 방류하게 된다. 이로써 온배수는 해수 온도에 맞춰 방류되고 보다 친환경적으로 발전소와 LNG터미널을 운영할 수 있다.

공공부문의 협력과 공유로 일자리와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것이 '정부3.0'의 참모습이다. 그리고 '新기후체제'에 대응하기 위한 '에너지 신산업'의 핵심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시장을 확장해 에너지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다. 에코팜 사업을 비롯해 온배수를 활용한 여러 프로그램은 국민과 기업에게는 발전기술의 개방, 산업자원의 공유, 지역 주민과의 소통,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이룰 수 있는 대안이라 할 수 있다. 이제까지 발전부산물로서 그대로 바다로 흘러간 온배수가 정부와 B2B(기업 간 거래) 융복합, 지역과의 협업으로 일자리와 신성장 동력을 창출해 정부3.0의 가치를 실현하고 에너지 신산업이 이뤄지는 풍경을 그리고 있다.

발전소 주변에는 이제 지역이기주의로 대표되는 '님비(NIMBYㆍNot In My Backyard)'의 풍경이 지워진다. 그리고 정부3.0과 에너지 신산업이 그 공간을 채우고 국민 행복의 시간이 펼쳐진다.

유성종 한국중부발전 보령화력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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