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로부터 맹공을 받은 김무성 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략공천은 내가 있는 한없다"고 단언했다. 또 마무리 발언을 통해 "청와대 참모가 당대표를 모욕하면 되겠냐? 오늘까지만 참겠다"며 강력 경고했다고 의총에 참석한 새누리당 의원이 전했다. 이는 이날 오전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한 청와대의 반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홍문종 의원은 "안심번호제와 오픈프라이머리는 완전히 다른 제도"라면서 "당원을 배제한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이어 "안심번호 공천은 지금까지 없어 문제점이 뭔지 정확히 모른다"면서 "무작정 야당을 쫓아가는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정무특보인 윤상현 의원은 "역선택 문제가 우려된다"면서 "여론조사를 법으로 정하는 것은 인기투표를 법제화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이어 "휴대폰 공천제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19대 총선에서 친노(친노무현계) 몰이용 공천룰"이었다며 "실패한 친노의 룰을 새누리당이 사용한다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비박계 의원들은 김 대표의 논리에 적극 동조했다. 특히 일부 의원들은 청와대가 당의 공천룰에 관여하는 것 역시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의총 첫 토론자로 나선 김재경 의원은 "안심번호가 충분히 가능성 있는 대안"이라고 옹호했다. 김 의원은 "상향식 공천하면 당선 가능성이 낮지 않냐는 지적이 있는데, 그동안 압승의 결과를 보였다"면서 "전략공천을 배제하고 안심번호를 통한 상향식 공천을 한다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선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박계인 김용태 의원도 의총 중간에 나와 기자들과 만나 "안심번호에 대해 상당부분 오해가 풀렸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김 의원은 "안심번호의 가장 큰 오해는 국민이 안심번호를 무조건 받아야 하느냐는 부분인데, 이는 동의를 구하는 방식을 통해 해결이 가능하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선택 문제와 민주주의 선거에서 여론조사 방식이 맞냐는 지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정두언 의원은 "이번 공천제 논란은 우리 국회가 권력눈치만 보는 후진적 거수기 국회로 남느냐, 아니면 국민 눈치를 보는 선진적 민주 국회로 바뀌느냐의 갈림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오 의원은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자는 점에 대해서는 반대할 이유가 없다"면서 "그 방법 중에 하나가 안심번호제도인 만큼 거기에 대해 특별히 반대할 명분 없다"고 말했다.
이번 의원총회는 당내 '공천제도논의 특별기구' 논의하기로 마무리 하였지만, 내년 총선의 공천권 주도권을 둘러싼 당·정간, 당내 계파간 권력투쟁이 핵심이라는 점에서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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