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에르메스, 면세점價 최대 10% 인하…"사상 처음"

초대형 에르메스 백.

단독[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에르메스가 국내 면세점에서 판매되는 일부 제품 가격을 최대 10% 인하한다. 원화강세 영향으로 일부 액세서리 값이 백화점보다 오히려 비싸지는 가격 왜곡 현상을 바로잡기 위해서다. 에르메스가 환율 변동을 이유로 면세점 제품 가격을 낮추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에르메스코리아는 오는 15일부터 국내 전국 면세점의 스카프, 실크타이, 주얼리 등 액세서리 제품의 가격을 5~10% 가량 조정한다. 백화점 가격은 현행 그대로 유지되며, 면세점에서 판매되는 액세서리 라인만 해당된다. 이번 인하로 남성 실크 타이는 26만7000원에서 24만원, 손수건 크기의 여성 실크 스카프 쁘띠가 25만원에서 22만원으로 인하된다. 대형 실크스카프(140cm) 역시 126만원에서 113만원 수준으로 가격이 낮아진다.

이번 인하는 최근 원화강세가 이어지면서 달러화 기준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면세점의 제품 가격이 백화점 가격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비싸지는 현상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에르메스코리아 관계자는 "달러표기를 기준으로 제품을 판매하는데, 원화 강세가 이어지다 보니 원화로 환전했을 경우 백화점보다 비싸지는 현상이 발생해 정상화 차원에서 가격을 인하하게 됐다"면서 "환율 영향으로 면세점 제품 가격을 인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에르메스 로고

가격 조정 전인 14일 현재 환율 기준(1130원) 면세점에서 판매되는 대형 실크스카프(140cm) 가격은 126만원으로 백화점가 115만원보다 11만원이 비싸다. 쁘띠스카프는 25만원으로 면세가와 백화점가의 차이가 없으며, 남성 실크타이의 경우 면세점가(26만7000원)와 백화점가(27만원)의 값이 비슷하다.

일각에서는 이번 가격인하가 면세점의 주요 고객인 중국인관광객(요우커·遊客)의 수요를 의식한 결정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악재와 환율 영향으로 요우커 관련 매출이 급감하는 상황을 우려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가격의 메리트가 없으면, 외국인들의 쇼핑리스트에서 제외되기 쉽다"면서 "매출에 있어 타격을 입을 수 있어, 환율 및 가격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