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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밀한 감성 투영한 공간 추상…한중 여성작가 2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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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리오갤러리 서울, 공시네-양만치 전시

공시네, 'Ω (옴) 부분', 린넨에 검은 젯소, 오일파스텔, 각각 60x60cm, 2015.

공시네, 'Ω (옴) 부분', 린넨에 검은 젯소, 오일파스텔, 각각 60x60cm,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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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만치, '무제', 캔버스에 유채, 120 x 120 cm, 2015

양만치, '무제', 캔버스에 유채, 120 x 120 cm,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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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한중 여성작가의 추상회화 2인 전이 열리고 있다. 공시네, 양만치 작가다. 두 작가는 모두 '공간'을 주목해 감성을 담아 추상으로 풀어낸다는 점에서 닮아 있다.

서울 소격동 아라리오갤러리는 오는 8월 30일까지 공간을 모티브로 독특한 조형언어를 선보이는 여성작가 공시네의 '수가후리(收家後利, Sugarfree)'전과 중국 작가 양만치의 '컬레메트리 (Colometry)'전을 연다.
공시네(36) 작가는 지난 10년 동안 이 갤러리 전속작가로 활동 중이다. 이번 전시명인 '수가후리'는 무설탕을 영어로 번역한 'Sugar-free'의 발음과 비슷한 음의 한자를 찾아 구성된 말이다. 언어적 유희로 가득한 제목처럼 엉뚱한 단어들의 결합은 공시네만의 위트를 잘 드러낸다.

작가는 강원도 원주의 박경리 토지문화관에서 레지던시 작업을 하면서 토지와 자연, 공간 그리고 기억에 관해 주목해 이를 추상으로 풀어냈다. 검은 색조의 추상회화들은 검은 젯소(석고와 아교를 혼합한 회화 재료로 회화에서 초벌칠을 할 때 사용한다)를 묻힌 손으로 두드리거나 솔방울, 솔잎과 같은 주변의 자연물로 표면을 긁어 제작한다.

원래 작가는 스스로 고안한 오브제들을 지점토로 만들어 작은 연극무대와 같은 단상 위에 올린 후, 이를 다시 정물화처럼 회화의 평면으로 옮기는 작업을 해왔다. 자신을 둘러싼 세계, 그 안에서의 개인적 경험, 세계와 자신과의 관계 속에서 벌어진 이야기들을 각 오브제들에 투사했다. 이번엔 지난 작업들과는 다르게 오브제 대신에 '공간'이라는 3차원의 문제를 주목했다.
작가는 "토지문학관에서 작업하며 '흙'을 '엄마'로 환치해 상상했다. 여자의 자궁, 생명을 품는 공간이 토지와 연결돼 땅이 씨앗을 품고 있을 때를 생각했다"며 "땅은 우주이면서, 품고 있는 씨앗조차 또한 우주가 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작품에 담긴 선은 모서리를 연결하면서 입체적 공간을 의미한다"고 했다.

양만치(29) 작가는 중국에서 떠오르는 여성 신예작가다. 한국에서의 첫 개인전이기도 한 이번 전시의 제목 '컬러메트리'는 색(color)과 기하학(geometry)의 합성어다. 색채는 작가의 감정을, 기하학은 작가의 이성적인 부분을 나타낸다.

그의 초기 작업은 이야기를 만들고 전달하려는 서술적인 표현방식이었는데, 2010년 이후 추상적인 결과물로 변화했다. 베를린 대학에서의 과정을 마친 후 작가는 장소특정적인 미술로 그 저변을 넓혔고, 자신의 내밀한 감정을 독창적인 조형언어 안에 녹여내 평면회화작업을 현실로 끌어들인다. 작가는 "특정 도시 안을 이동하면서 느낀 감정을 기하학적 형태 속에 색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했다.

작가는 종이 모형을 제작하거나, 불규칙한 기하학 형체 석고를 만드는 후 회화 작업으로 들어간다. 스케치는 전혀 없이 대형 캔버스 위에 입체적 형태를 그린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면 위에 색을 입힌다. 색칠할 때의 시간은 꽤 길다. 면을 칠하는 그 순간의 감정을 포착해 색감으로 투영하기에, 하루에 단 한개 면만 색칠하는 경우도 있다. 전시장에는 작가가 서울에 도착해 새롭게 제작한 무대 공간과 같은 설치물이 놓여 있다. 기하학적 그림이 그려진 공간에 그 공간과 닮은 작가의 작품이 걸렸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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