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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릭 빕스코브, 음악을 입고 패션을 연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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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릭 빕스코브

헨릭 빕스코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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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헨릭 빕스코브(Henrik Vibskovㆍ43).
그를 어떻게 정의하면 좋을까. 물론 그는 세계적으로 이름난 패션 디자이너다. 동시에 현대미술가이기도 하다. 뉴욕현대미술관(Moma), 파리 팔레드도쿄, 런던 아이씨에이(ICA), 헬싱키 디자인 뮤지엄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서 이미 그의 전시를 열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빕스코브는 밴드의 드러머로 활동하며 영화도 제작한 적이 있다. 상업적인 패션, 감각적인 일렉트로닉 음악과 회화, 사진, 영상, 퍼포먼스와 같은 순수예술까지. 그는 '경계 없는 예술가'다.

서울에서 아시아 최초로 빕스코브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그의 방한에 패션계 뿐 아니라 미술계, 그가 속한 유럽 일렉트로닉 음악밴드 '트렌트모러(Trentemøller)'를 아는 이들은 모두 이번 전시를 주목한다. 서울 통의동 대림미술관은 빕스코브가 패션쇼에서 선보였던 의상과 무대를 재현한 공간, 사진과 설치작품으로 예술의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들, '민트색'을 주제로 공감각적 감각을 전달하는 영상 및 설치작으로 3개 층 전시실을 모두 채웠다. 전시실 마다 틀어진 음악은 빕스코브가 직접 선곡하거나, 믹싱(mixing)한 것들이다.

지난 7일 대림미술관에서 만난 빕스코브는 매우 큰 키에 마른 체형이었다. 목소리는 중저음에 부드러웠다. 그는 "10대 때 음악에 관심을 가졌고, 지금까지 32년간 꾸준히 음악을 하고 있다. 패션 쪽에서는 근 20년 가까이 일하고 있다. 무대 디자인 작업도 많이 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사진작품 '연약한 신체'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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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비(Boobies, 젓가슴)'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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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 인스티튜트' (2008년 컬렉션 재현)

'민트 인스티튜트' (2008년 컬렉션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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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유틀란트에서 태어난 그는 열 살 때 아버지에게 드럼 장비를 선물 받은 후부터 줄곧 음악에 심취했다. 영국 유학시절까지 '럭셔스(Luksus)'라는 밴드의 드러머로, 현재는 '트렌트모러'의 드러머로 활동하고 있다. 음악은 춤으로 연결됐다. 청소년기엔 한 대회에서 브레이크댄스 상을 받았고, 지금도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대학시절엔 영화 두 편을 만들기도 했다.

그에게 '패션'은 '음악'의 연장선상에 있다. 빕스코브는 "음악과 패션이 아주 가깝게 연결돼 있다고 느꼈다"며 "당시 좋아했던 이성친구가 영국의 유명한 패션디자인학교에 가겠다고 해서 같이 입학하게 된 배경도 있다"고 했다. 런던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서 패션디자인을 공부한 그는 졸업작품이 덴마크 국영방송에 중계될 정도였고, 졸업 후 2년만인 2003년 파리 패션위크에 데뷔했다. 이후 매 시즌 파리 컬렉션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이슬란드의 싱어송라이터 비요크(Bjorkㆍ50)의 오페라 무대와 의상, 노르웨이 국립 오페라 발레단의 백조의 호수(The Swan lake) 공연의 메인 의상을 직접 제작했다. 빕스코브는 "패션은 예술, 음악, 퍼포먼스 등과 같은 나의 모든 관심사를 하나로 아우르는 좋은 우산과도 같다"고 했다.

이렇게 다채롭고 자유로운 예술활동은 어떻게 실현되는 걸까? "주어진 환경과 조건에 대해 너무 많이 생각하지 않는다. 잘 모르는 세계에 스스로를 던져 놓는 것을 즐기며, 그 속에서 즉흥적으로 배우고 새롭게 적응해 나가는 것을 좋아한다."

전시장 2층에는 그가 연 패션쇼 중 가장 많은 관람객수(2300명)를 기록한 2007 코펜하겐 컬렉션의 캣워크(catwalk, 모델들이 걸어가는 좁은 통로)가 재현돼 있다. 그가 디자인한 독특한 의상과 함께 만화적인 모양과 실루엣의 가슴(Boobies) 조형물들이 빼곡하다. 가슴은 '어머니'와 '섹슈얼리티'를 상징한다. 빕스코브는 "이 '부비' 컬렉션이 인기가 많았다. 이번 전시 역시 다양하게 꾸며져 있는데, 나중에 이 컬렉션만 기억하는 게 아닐까 우려된다"며 웃었다. 전시는 오는 12월 31일까지. 02-720-0667.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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