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김성훈의 X-파일] 강정호, 해적선에 안착할 수 있을까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아시아경제 ] 강정호(27·넥센 히어로즈)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계약 협상을 벌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3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최고액 500만2015달러(약 55억 원)를 응찰한 구단이 피츠버그였음을 통보받았다. 피츠버그는 내년 1월 21일 오전 7시까지 강정호와 계약 교섭권을 독점으로 갖게 됐다. 계약이 불발되면 피츠버그의 협상권은 소멸된다. 강정호도 내년 11월 1일까지 포스팅을 요청할 수 없다.

닐 헌팅턴(45) 피츠버그 단장은 "강정호를 영입할 기회를 얻게 돼 기쁘다. 벌써부터 협상이 기대된다."며 "계약이 성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 의지가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다. 피츠버그의 올 시즌 개막전 기준 선수단 연봉 총액은 1억 달러를 넘지 않았다. 총 7192만 달러(약 억 원)로 전체 서른 구단 가운데 27위였다.
스몰마켓 구단이라도 정말 필요한 선수라면 잡게 마련. 교섭권을 독점으로 갖게 됐다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피츠버그는 꽤 안정된 내야를 자랑한다. 1루에 페드로 알바레즈(27·도미니카공화국), 2루에 닐 워커(29·미국), 3루에 조시 해리슨(27·미국), 유격수에 조디 머서(28·미국)가 버틴다. 백업도 탄탄한 편이다. 최근 템파베이 레이스에서 논텐더로 풀린 션 로드리게스(29·미국)를 데려왔다. 왼손투수에 약한 알바레즈의 플래푼 파트너로 코리 하트(32·미국)도 영입했다. 현실적으로 강정호에게 많은 기회가 돌아가기 어렵다.

많은 연봉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피츠버그는 올 시즌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뤘다. 내년에도 가을야구를 노리는 그들에게 가장 큰 고민은 계속 치솟는 선수단 연봉이다. 내년 시즌 그 수치를 8000만 달러 선에서 묶는 것이 목표다. 아직 계약은 한창이다. 미국 야구 통계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BR)'에 따르면 현재 피츠버그는 내년 연봉 지출 비용으로 4600만 달러를 확정지었다. 연봉조정신청 자격이 있는 선수 열두 명에는 아직 손도 대지 못했다. 그 주요선수는 내야의 워커, 알바레즈와 불펜의 마크 멜란슨(29·미국)이다. BR은 이들의 연봉을 각각 860만 달러, 550만 달러, 760만 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피츠버그가 연봉조정 대상자들과 계약을 모두 매듭질 경우 내년시즌 선수단 연봉은 8970만 달러에 이르게 된다. 기존 고액연봉자를 트레이드하지 않는 이상 강정호에게 높은 연봉을 제시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강정호가 내야 백업 수준의 연봉을 제시받는다면 그 액수는 얼마나 될까. 스몰마켓 구단이기에 피츠버그는 백업급 선수에게 많은 연봉을 주지 않는다. 하트의 연봉은 250만 달러에 그쳤다. 로드리게스의 연봉 역시 약 200만 달러로 추정된다. 두 사례를 감안하면 피츠버그는 강정호에게 300만 달러 선의 연봉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포스팅 피로 500만 달러를 쓴 점을 감안하면 최소 2년간 500만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백업 내야수의 연봉이기에 사실 이 금액도 피츠버그에게는 부담이다.
물론 그들은 트레이드를 통해 팀 연봉을 줄이고 강정호의 자리를 만들 수도 있다. 그 유력한 후보는 워커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300타석 이상을 밟은 2루수 가운데 OPS(장타율+출루율) 0.800을 넘긴 선수는 워커(0.809), 로빈슨 카노(32·0.836), 호세 알튜베(24·0.830) 세 명에 불과하다. 피츠버그는 워커를 내보낼 경우 톱 유망주 두 명 이상을 데려올 수 있다. 워커보다 낮은 OPS를 기록한 벤 조브리스트(33·0.749), 체이스 어틀리(36·0.746)가 트레이드시장에서 많은 러브콜을 받는다는 점만 봐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더구나 워커는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얻으려면 두 시즌을 더 뛰어야 한다.

그러나 피츠버그가 워커를 당장 내보낼 확률은 지극히 낮다. 강정호와 협상 테이블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4년 전 미네소타 트윈스가 니시오카 츠요시(30·일본)를 어떻게 영입했는지 잘 알고 있다. 당시 미네소타는 독점협상권을 얻기 위해 532만 달러를 지불했다. 이어진 니시오카와 협상에선 포스팅 피의 두 배에 가까운 3년간 900만 달러에 사인했다. 테이블을 마련하기 전에 J.J 하디를 내보낸 것이 협상에서 주도권을 넘겨주는 결과로 이어졌다. 피츠버그는 분명 그들이 겪은 시행착오를 반면교사로 삼을 것이다.

김성훈 해외야구 통신원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엔비디아 테스트' 실패설에 즉각 대응한 삼성전자(종합) 기준금리 11연속 동결…이창용 "인하시점 불확실성 더 커져"(종합2보) 韓, AI 안전연구소 연내 출범…정부·민간·학계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국내이슈

  • 비트코인 이어 이더리움도…美증권위, 현물 ETF 승인 '금리인하 지연' 시사한 FOMC 회의록…"일부는 인상 거론"(종합) "출근길에 수시로 주물럭…모르고 만졌다가 기침서 피 나와" 中 장난감 유해 물질 논란

    #해외이슈

  • [포토] 고개 숙이는 가수 김호중 [아경포토] 이용객 가장 많은 서울 지하철역은? [포토] '단오, 단 하나가 되다'

    #포토PICK

  • 기아 사장"'모두를 위한 전기차' 첫발 떼…전동화 전환, 그대로 간다" KG모빌리티, 전기·LPG 등 택시 모델 3종 출시 "앱으로 원격제어"…2025년 트레일블레이저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美 반대에도…‘글로벌 부유세’ 논의 급물살 [뉴스속 용어]서울 시내에 속속 설치되는 'DTM' [뉴스속 용어]"가짜뉴스 막아라"…'AI 워터마크'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