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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에 6兆가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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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銀 수시입출금통장에 돈 몰리는 이유 살펴보니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외국계은행의 수시입출금통장에 거액의 돈이 몰리고 있다. 잇단 기준금리 인하의 여파로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조건에 따라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입출금이 자유로워 예ㆍ적금에서 빠져나온 목돈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전 머무르는 곳으로도 인기가 높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과 씨티은행의 주력 수시입출금통장 누적 잔액이 6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0월 말을 기준으로 SC은행의 '마이심플통장'이 약 4조3000억원, 씨티은행의 '참 착한 통장'은 약 2조원의 수신고를 기록 중이다.
우선 SC은행의 '마이심플통장'은 지난해 2월 출시 이후 1년 만에 수신 3조원 달성을 한 데 이어 지난 6월 4조원을 넘어섰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가입 고객은 약 15만 명, 월 평균 신규 금액은 1500억원에 달한다. 한국씨티은행이 지난 3월 말 출시한 '참 착한 통장' 역시 출시 2개월 만에 1조원을 돌파한 후 다시 5개월 만에 2조원 고지에 올라섰다. 가입 계좌 수는 약 3만좌, 평균 예치금액은 6450만원이다.

이 상품들의 특징은 단기 여유자금 예치고객에게 특화됐다는 점이다. 보통 수시입출금상품의 금리가 사실상 제로 수준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두 상품 모두 일정 금액 이상을 맡기면 최고 2%까지 받을 수 있는데다가 정기예금처럼 기간을 채우지 않아도 언제든지 돈을 찾을 수 있어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SC의 '마이심플통장'의 경우 일별 300만 원을 기준으로 초과하는 잔액에 대해서는 연 2.0%, 이하 잔액은 연 0.01%,의 이자를 각각 제공하고 있다. '참 착한 통장'은 매일 최종 잔액에 대해 500만원 미만, 500만원 이상,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상, 5000만원 이상 등으로 나눠 각각 연 0.1%, 0.5%, 1.7%, 1.9%, 2.0%의 이율을 적용한다.
금융권에서는 국내 은행에 비해 영업점 수가 부족하고 조달 기반도 취약한 외국계은행들이 고객 확보를 위해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예금이나 적금에서 빠져나와 투자처를 찾고 있는 자금이나 주식 투자 혹은 부동산 매수 등에 쓰일 대규모 여유자금을 겨냥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9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평균 저축성 수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한 달 전보다 0.08%포인트 하락한 2.28%였다. 특히 국내 은행에서 출시한 정기예금 중 금리가 2.0% 미만인 상품은 6.9%로 한은이 조사를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금리가 2% 이상 3% 미만인 예금 비중은 92.9%다. 금리가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에 자금이 일정기간 묶이는 정기예금에 굳이 가입할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단기로 자금을 굴리고자 하는 고객의 입장에서는 정기예금 수준의 금리를 받으면서 언제든지 출금이 가능해 매력적일 것"이라며 "저금리로 인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고객들이 목돈을 잠시 맡겨둘 수 있는 용도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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