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청와대는 김 실장 사퇴설에 대해 예전과 마찬가지로 "말도 안 되는 소리"란 반응을 보였다. 민경욱 대변인은 관련 보도가 나온 2일 브리핑에서 "그 기사는 전에도 비슷한 논조로 나왔던 적이 있었고 논평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받아쓰게 되면 오보가 된다"며 보도가 확산되지 않았으면 하는 희망도 섞었다.
김 실장 사퇴론은 취임 5개월만인 지난 1월 처음 제기됐다. 아들이 큰 사고를 당한 뒤 사표를 냈다는 내용이 찌라시 등을 통해 유통됐고, 꽤 유력하게 여겨졌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만류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이어졌다. 그의 아들이 사고를 당한 건 사실이지만 사표 제출과 대통령 만류 여부는 확인된 바 없다.
어찌됐든 김 실장이 현재까지 별 문제 없이 근무하고 있으니 지난 3∼4번에 걸친 사퇴설은 모두 틀린 셈이다. 사퇴론에 무게가 잘 실리지 않는 이유에는 이런 학습효과가 있고, 비서실장 자리를 탐내는 누군가의 '흔들기' 혹은 '희망사항'이라는 의심도 있다. 지난 4∼5월 김 실장 사퇴압박이 강했을 때 이정현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은 "누가 왜 비서실장을 흔들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최근의 사퇴론 역시 확실한 근거를 깔고 제기된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그러나 김 실장이 대통령에게 수차례 사표 수리를 청했고 대통령이 만류해왔다는 게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가운데, 세월호정국이 정리되고 있는 현 시점은 만류의 '한계선'이란 관측이 있었음을 감안하면 이번 사퇴설에는 주목을 끌만한 구석이 분명히 있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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