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만의 강북 분양에 미아4·보문3구역 실수요자들로 빼곡
[아시아경제 윤나영 기자] '9·1대책' 한 달째, 신규 분양시장에서는 실수요자들과 투자자들이 뒤엉켜 모처럼 뜨거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견본주택마다 모여든 수만명의 수요자들은 청약통장을 써야할지를 두고 고민하는 모습이다.
서울 강북구 미아4구역을 재개발한 '꿈의숲 롯데캐슬'은 전용면적 59~104㎡ 총 615가구 중 309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강북구에 5년 만에 공급되는 신규 아파트다.
'보문파크뷰자이'는 성북구 보문3구역을 재개발한 단지로 1186가구 중 483가구가 일반분양 대상이다. 트리플 역세권으로 직주근접형 단지이고, 중소형 단지 중 드물게 세대분리형이 적용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에게도 관심을 끌고 있다.
이날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 중에는 신혼부부로 보이는 젊은 커플도 많았다. 지난해 4월에 결혼했다는 고모씨 부부는 "경기도 양주 새 아파트에 신혼집을 차렸다가 직장 때문에 올 초 강북구로 이사 와 전세로 살고 있다"며 "아무래도 새 아파트에 대한 미련이 남았는데 이 지역에 오랫만에 새 아파트가 들어선다고 해서 보러 왔다"고 말했다.
'꿈의숲 롯데캐슬'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1440만원대. 주변 시세와 비교 비싼 편은 아니라는 게 분양소장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최근 전세 물량 부족으로 전셋값이 많이 오른 강북구에서 5년 만에 공급되는 아파트인 만큼 지역 내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많은 것 같아 보였다.
이날 견본주택에서 청약 상담을 받고 나온 주부 류모(46ㆍ여)씨는 "아이들 교육 때문에 빼도박도 못하는 상황이라 높은 전셋값을 감당하면서 중계동서 생활한 지 10년"이라며 "애들도 다 컸고 강북에 새 아파트가 나오면 이사하려고 전부터 마음 먹고 있었는데 5년 만에 첫 분양이라 이 참에 전세 탈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성북구 보문동에 위치한 '보문파크뷰자이' 견본주택에도 실수요자와 투자자들로 북적였다. 임종승 보문파크뷰자이 분양소장은 "방문객 중 투자자는 10% 내외 정도로 보고있다"며 "강북에 투자수요가 몰리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전용면적 45~84㎡의 중소형으로만 구성된 '보문파크뷰자이'는 소형 평형인 45㎡ 주택형(일반분양 161가구)과 세대분리형인 84㎡F(일반 39가구)를 중심으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주변지역에서 왔다는 한 노부부는 "자녀들을 분가시키고 집 크기를 줄이려고 알아봤는데 규모가 작으면서도 안방이 넓어 마음에 든다"며 "무엇보다 중대형에만 있던 세대분리형도 분양해 노후에 임대수익형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점이 좋은 것 같다"고 흡족해했다.
실수요자 중 일부는 분양가와 입지 때문에 망설이는 모습도 보였다. 견본주택 근처에 위치한 '보문파크뷰자이' 공사현장을 둘러보던 성북구 주민 현모(39ㆍ여)씨는 "강북이라는 지역 특성상 3.3㎡당 분양가 1590만원대는 좀 비싼 것 같다"며 "언덕에 위치한 지형이라 경사가 가파르고, 단지마다 높낮이가 커서 잘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나영 기자 dailybe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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