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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6조 '초대형 예산'에 없는 고교 무상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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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교육청이 발행하는 지방채 1조8000억 사주겠다"…시교육청, "결국은 지방재정으로 갚아야 할 부채일 뿐"

[아시아경제 이윤주 기자] 고교 무상교육을 비롯해 누리과정과 돌봄교실 등 교육복지 관련 예산이 내년 예산안에 한 푼도 반영되지 않으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 사실상 무산되고 지역 교육청 재정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고 배정 무산으로 고교 무상교육은 시작하기도 전에 방향을 잃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며 시도교육청에 전가된 초등돌봄교실과 누리과정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도리어 1조3000억원가량 감액돼 교육현장으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박 대통령의 주요 공약이었던 고교 무상교육은 당초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해 2017년까지 전면 도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박 대통령 취임 첫해인 지난해 예산이 부족하다며 내년으로 시행을 1년 미루더니 임기 3년차인 내년 예산안에서도 빠진 것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이미 공적 지원사업을 통해 43.9%의 고교생이 입학금·수업료를 지원받고 있어 무상교육의 취지는 유지되고 있다"며 "향후 2016년 이후 세입 전망, 기존 사업의 세출구조 조정 등을 분석해 현 정부 내에서 가능한 한 조기에 고교 무상교육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정 여건도 고려하지 않고 공약해 당장 시행할 수 있을 것처럼 말하다가 예산 배정엔 의지를 보이지 않음으로써 결국 '선심성 공약'에 그친 게 아니냐는 비난을 피할 수는 없어 보인다.

지역 교육청 예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줄어든 것에 대해서도 반발이 거세다. 18일 오후 인천 영종스카이리조트에서 열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교육감들은 "내년 누리과정 예산 2조1429억원을 중앙정부가 책임지지 않으면 교육청도 어린이집에 대한 보육료 예산 편성을 거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또 초등 돌봄교실 예산 6600억원 역시 전혀 받을 수 없게 된 데 대해 "교육부가 떠넘긴 돌봄교실 운영비도 중앙정부가 부담하라"고 요구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전년보다 감소한 것은 2009년 이후 6년 만인데, 서울의 경우 안 그래도 예산이 부족해 연합학력평가를 치르지 못하는 등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 앞으로 교육 정책을 추진하는 데 큰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우려된다.

교육부는 기획재정부와의 협의 끝에 교육청들이 지방채 1조8000억원을 발행하면 기재부가 관리하는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에서 이를 사준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 정도로는 부족분을 메꿀 수 없다"며 "상환 횟수를 늘려(5년 거치, 10년 상환) 부담을 덜어준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지방재정으로 갚아야 할 부채가 장기적으로 누적되는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이날 논평을 내고 "애초 교육복지공약 예산은 지방교육재정이 아닌 중앙정부사업 즉, 국고지원으로 공약화된 것"이라며 "교육부가 자사고 시행령 개정 등 일련의 교육감 권한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교육예산까지 감축하고 나서, 정부가 교육감을 길들이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sayyunj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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