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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중기연구원 '공모제', 용두사미 안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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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중소기업연구원이 출범 21년 만에 처음으로 개방형 공모제를 통해 원장을 뽑는다. 그동안 이사회 추천을 통해 선출했는데 중소기업청 퇴직관료를 전관예우 차원에서 선출하는 게 오랜 관행이었다. 사의를 표명한 김동선 현 중기연구원장 역시 제11대 중기청장을 역임한 고위 관료 출신이다.

중기연구원이 관행을 깨기로 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대국민담화에서 해양수산부 퇴직관료의 재취업 관행을 지적하며 관피아 척결 대책을 밝힌 것과 무관치 않다. 최근 관피아는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암덩어리'로 지목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만 하더라도 해수부나 해양경찰 출신의 고위 관료들의 산하기관에 재취업한 후 관리ㆍ감독의 부실을 야기한 것이 한 원인이 됐다. 중기연구원이 개방형 공모제란 카드를 꺼내든 것도 그래서다.
그런 점에서 과거 밀실에서 이뤄졌던 '낙하산식' 인사보다는 진일보한 것임이 틀림없다. 이번 중기연구원장 인사에 어느 때보다 중기업계의 관심도가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중기연구원 내 연구원들 역시 사상 처음으로 내부 승진이 가능하지 않겠냐는 기대감을 보이며 술렁이고 있다. 그동안 중기연구원장은 우리와는 상관없는 자리라며 연구원장 인사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것과는 딴판이다.

하지만 '공모제'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을 못내 지울 수가 없다. 아직 공개모집 공고도 나오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관료 출신들이 하마평에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기연구원 이사장인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밀접한 인연을 지닌 한 인사를 낙점했다는 소문도 돈다. 이렇다 보니 '무늬만 공모제'라는 얘기도 나온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최근 주재한 원장추천위원회 회의서 "역사상 최초로 원장을 공개 모집하는 만큼 중소기업 현장에 대한 전문성과 경험이 있는 분을 신임 원장으로 선임하기 희망한다. 추천위원들이 제 역할을 충실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중기연구원의 장을 공개채용을 통해 투명하게 선출하겠다는 당초 취지는 높이 살만하다. 이젠 이 취지가 '용두사미'가 되지 않도록 추천위원회가 각별히 조심해야 할 때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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