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국내 상장 제약사 71곳(동아ST, 종근당 제외)의 지난해 실적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이들 제약사의 수출액은 전년대비 17.7% 늘어난 1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들 제약사의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14.7%로 전년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으로 수익이 줄면서 해외 수출 비중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71개 제약사들의 지난해 매출에서 수출 비중은 2009년 12.6%에서 2010년 10.6%, 2011년 9.9%로 감소 추세를 보이다 2012년 14.2%로 급증했다. 수출에 힙 입어 매출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71개 제약사의 매출규모도 11조2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0.1%나 증가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작년 매출 증가는 약가 인하로 2012년 워낙 실적이 안 좋은데 따른 기저효과"라며 “수출에서 어느 정도 만회했고, 의약품이 아닌 다른 사업에서 실적을 거두면서 영업이익이 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상장 제약사들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년 전보다 12.1%나 감소한 5218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률도 4.7%로 전년대비 1.2%포인트 감소하는 등 수익성은 악화됐다. 특히 슈넬생명과학을 비롯한 중소기업 27곳은 2011년부터 순이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지난해 -1.4%를 기록, 적자폭을 확대했다. 보건산업진흥원의 신유원 연구원은 “약가 인하에 따른 의약품 가격 하락과 원가 상승 등이 수익성 악화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순이익이 동아ST와 종근당 등 상위 10위권 제약사들이 분사로 이번 분석에서 빠진 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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