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넥센의 염경엽 감독(46)은 8일 경기를 앞두고 하루 전 기록한 19점차 대패에 대해 “팬들에게 죄송하고 감독으로서 자존심도 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팀 운영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 뒤집을 수 없는 승부에 힘을 빼기보다는 내일과 모레를 생각했다”고 했다.
7일 넥센과 NC와의 경기가 열린 목동구장. 6회말 강우콜드가 선언됐을 때 전광판에 찍힌 점수는 24-5였다. NC가 1·2회에만 9점을 내 승부가 기울었고, 4회부터는 비까지 내려 일찌감치 짐을 싸는 관중도 많았다.
‘24-5’라는 점수가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최근 프로야구의 ‘타고투저’를 감안하면 놀랄 만한 점수도 아니다. 프로다운 승부, 팬들에 부끄럽지 않은 경기를 한 결과라면 비판할 수 없다.
넥센의 마운드 운영을 보면 최선을 다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이날 경기는 선발투수 문성현(23), 구원투수 윤영삼(22) 두 선수가 이어 던졌다. 문 선수는 2이닝 10피안타(3피홈런) 12실점, 윤 선수는 4이닝 11피안타(3피홈런) 12실점으로 난타당했다.
특히 윤영삼 선수에게 이 경기는 1군 무대 데뷔전이었다. 염 감독은 “(윤)영삼 선수가 맞을 줄(많은 안타를 허용할 줄) 알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승산이 낮고, 기용할 구원투수도 마땅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어찌됐든 넥센은 큰 점수차로 졌다.
경기는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다. 때론 다음 경기와 팬들을 위해 잘 지는 것도 중요하다. 이 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 1830명 가운데 상당수는 허탈한 심정으로 귀가했을 것이다. 염 감독은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각자가 제 역할을 잊지 않는 것이 내가 원하는 팀 컬러”고 했다. 경기를 본 팬들은 어떻게 생각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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