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대(26)ㆍ김기정(24ㆍ이상 삼성전기) 선수가 자격을 회복하는 데 81일이 걸렸다. 두 선수는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의 금지약물 검사에 불응했다는 이유로 지난 1월 23일부터 1년간 선수자격을 정지당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이하 협회)의 안이한 행정이 화근이었다.
이용대ㆍ김기정 선수는 BWF의 금지약물 검사에 세 차례 불응해 징계를 받았다. BWF는 약물검사와 관련, 최근 18개월 내 세 차례 이상 소재지 보고에 응하지 않을 경우 해당선수를 징계한다.
다행히 BWF는 14일 재심의에서 이용대와 김기정의 선수자격 정지조치를 철회했다. 협회가 법률대리인까지 고용해 노력한 결과 얻어낸 성과다. 그러나 칭찬받을 입장은 못 된다. 당연한 의무를 소홀히 해 선수에게 피해를 주고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했기 때문이다.
물론 일손이 부족해 벌어진 일이라고 보려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 2월 현재 협회에 등록된 선수는 292개팀에 2600여명. 협회 내 실무담당자가 20명 내외니까 충분한 인력은 아니다. 그러나 이용대ㆍ김기정 선수가 겪은 고통은 거창한 국제업무를 일손이 달려 처리하지 못해 생긴 일이 아니다. 기본을 지키지 않아 당한 국제적 망신이다.
seokyun198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