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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兪씨측, 회계사에 분식회계 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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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수사팀, 진술 확보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가 분식회계를 위해 회계사를 회유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경영자문료 명목으로 거액의 돈을 챙긴 사실이 감사에서 드러나자 분식회계를 통해 이를 묵인토록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유착관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해당 회계사는 '등록취소' 수준의 징계를 받을 수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7일 검찰과 금융권에 따르면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은 유 전 회장 일가가 소유ㆍ운영하고 있는 회사들의 회계감사를 맡았던 회계법인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관련자 소환조사를 통해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계사들이 감사 과정에서 불법적인 경영자문료를 포착해 부당행위계산으로 '부인' 의견을 내놓자 이를 정상적인 회계로 처리해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다. 결국 유 씨 일가 측에서 회계사를 회유, 분식회계를 유도해 유 씨 일가의 비자금 조성을 묵인토록 한 셈이다.
유 전 회장 일가는 계열사 수십곳으로부터 매년 억대의 고문료를 받고 유 씨 일가 명의의 '붉은머리오목눈이', 'SLPLUS', '키솔루션' 등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수십억원의 컨설팅비를 지급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유 전 회장이 측근을 통해 계열사 회계처리를 부탁한 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유 전 회장이 계열사 경영에도 직접적으로 관여했다는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 전 회장은 그간 계열사 경영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금융당국과 검찰은 이밖에 세광공인회계 감사반의 회계사 김모씨가 유 씨 일가의 비자금 조성에 깊이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유 전 회장이 소속된 일명 구원파로 불리는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로 지난 10년간 청해진해운의 회계감사를 맡아왔다.
금감원에 따르면 유착관계가 드러날 경우 해당 회계사는 최대 등록취소의 징계를 받게 된다. 최대 징계 수위인 등록취소를 받게 되면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원으로서의 자격이 박탈돼 사실상 영업정지 수순을 밟게 된다. 검찰 역시 분식회계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공인회계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사법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회계사에 대한 징계수위는 검찰과 한국공인회계사회, 금융당국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최종 결정된다.

한편 검찰은 지난달 26∼27일 청해진해운 관계사들의 분식회계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회계감사를 맡았던 회계법인들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다음날 금융감독원 역시 한국공인회계사회와 공조해 회계감사를 맡았던 회계법인 4곳에 대한 감리에 전격 착수했다. 대상 회계법인은 청해진해운ㆍ다판다ㆍ노른자쇼핑ㆍ국제영상ㆍ트라이곤코리아 등을 감사한 세광공인회계 감사반과 대주회계법인(천해지ㆍ세모), 중앙회계법인(문진미디어ㆍ아이원아이홀딩스), 나래회계법인(아해ㆍ온지구) 등 4곳이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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