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는 진행형이다. 온 국민의 가슴을 아프게 찌른다. 꽃 같은 단원고 학생들, 환갑 여행길을 함께 떠났던 초로의 친구들, 제자 또는 친구를 구하러 다시 선박 속으로 뛰어든 교사와 학생…. 생존자보다 훨씬 많은 인명이 죽음으로 귀환했다. 아직도 89명은 실종자로 남아 떠돈다. 그들을 기다리는 가족은 오늘도 팽목항에서 눈물짓는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에게 새삼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줬다. "엄마 아빠, 사랑해." 아들딸들이 숨 가쁜 순간에 남긴 마지막 메시지의 단어는 '사랑'이었다. 가족 간에 '사랑한다'는 말을 나누는 가정이 많아졌다는 얘기도 들린다. 사랑의 기운이 가정의 울타리를 넘어서 '나 밖에 모르는 사회'를 바꿔 놓는다면, 세월호 비극은 되풀이 되지도, 헛되지도 않을 것이다.
올해 5월의 어린이 날, 어버이 날, 부부의 날, 스승의 날은 그래서 더 의미있게 다가온다. 한순간에 가족과 작별한 세월호의 아들딸들은 지금 이런 노래를 부르고 있을지 모른다. '풀잎은 풀잎대로/ 바람은 바람대로/초록의 서정시를 쓰는 5월/ 하늘이 잘 보이는 숲으로 가서/어머니의 이름을 부르게 하십시오.'(이해인 '5월의 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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