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김승연 한화 그룹 회장이 다음달부터 월급을 받지 못하게 된다. 이 달까지만해도 7개 계열사의 대표이사 자리에 있으면서 10억원 이상의 월급을 받았지만 이들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월급이 없어진 것이다. 김 회장의 경우 관련법에 따라 등기이사를 맡을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회장은 그룹경영을 총괄하고, 전문경영인들의 계열사 경영을 맡는 경영시스템으로의 전환이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김 회장도 이건희 회장처럼 회장직은 유지하면서 그룹 경영을 총괄하기 때문에 회사의 각종 지원은 받게 된다.
한화그룹은 사장급 이상에게는 에쿠스 VS500을 제공한다. 또 개인 골프회원권은 물론 특급호텔 피트니스센터 회원권, 부부동반 연간 건강검진권, 개인 사무실, 개인 비서, 업무추진비 등이 제공된다. 김 회장이 대표이사에서는 물러났지만 그룹 회장직을 유지하기 때문에 이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번 김 회장의 대표이사직 사임으로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3세 경영이 본격화되느냐는 것이다. 한화그룹은 현재 김 회장의 부재가 길어지면서 정기인사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략마케팅실장(차장)의 승진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그동안 김 실장이 보여준 역량도 이를 뒷받침한다. 김 실장은 한화솔라원 재직 시 영업이익 적자폭을 1355억원 이상(2012년대비 2013년 3분기까지) 대폭 줄이는 성과를 일궈낸바 있다. 또 지난해 8월 한화큐셀로 자리를 옮긴 뒤 그해 4분기 흑자전환을 이뤘고 또 최근에는 영국서 첫 태양광발전소 구축 사업을 수주하는 쾌거를 이뤘다. 특히 이번 김 회장의 대표이사직 사임으로 김 실장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