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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BOJ)이 찍어낸 그 많던 돈이 어디갔나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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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1월 65조엔 발행…97%가 BOJ 당좌계좌에서 낮잠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디플레이션 탈출을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찍어냈으나 실물경제로 흐르지 않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풀린 돈의 대부분이 일본은행 금고에서 낮잠을 자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일본의 산케이신문은 9일 양적완화로 많은 돈이 금융시장에 들어가 주가가 상승하지만 실물경제로는 흐르지 않는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산케이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지난해 11월까지 1년간 65조엔의 돈을 발행해 금융기관에서 주로 국채를 매입해왔다. 금융기관들은 현금이 들어왔으니 기업이 투자하고 가계가 지출하도록 대출을 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게 산케이의 진단이다.

우선 은행들의 자산은 37조엔, 예금은 25조엔 늘었지만 은행들은 국채 매각 대금 중 97%인 63조엔을 일본은행 당좌예금에 맡겼다. 0.1%의 이자라도 받기 때문이었다. 그 결과 대출 증가액은 일본은행 자금 공급 증가액의 22%도 안 되는 14조엔에 그쳤다.

이러니 시중에 돌지 않는다. 일을 해서 소득을 얻고 이를 지출하는 실물경제에서 돌아다니는 돈이 크게 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은행예금과 현금유통량, 양도성예금증서(CD)를 합친 광의의 통화(M2)는 일본은행이 65조엔의 통화를 공급했는데도 35조엔에 그쳤다고 산케이는 지적했다.
둘째, 금융기관은 해외 대출에 열을 올렸다. 그래서 기업의 대외 투자를 포함한 일본의 대외 금융 자산은 9월 말에 총액 130조엔을 기록했다. 해외의 대일 자산증가분을 뺀 순자산에서 24조엔이나 늘었다. 그만큼 해외로 돈이 빠져나간 셈이다.

또 주식시장으로도 돈은 흘러갔다. 물론 일본은행이 공급한 돈이 모두 주식시장으로 간 것은 아니다. 미국과 유럽의 투자 펀드를 중심으로 한 외국 투자자들이 '엔화약세=일본주식 매수'라는 자동프로그램을 실행해 주식을 사들이고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닛케이평균주가는 11월 말까지 75% 상승, 도쿄 증권거래소의 시가총액은 187조엔이 불어났다.

실물경제는 돈가뭄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명목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7~9월에 전년 동기 대비 9조7000억엔, 2% 이상 증가했지만 그것에 기여한 것은 주로 공공 투자여서 양적완화가 민간 소비와 기업의 설비 투자를 높이는 데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산케이는 결론지었다.

산케이는 2008년 9월 리먼쇼크 이후 미국은 통화를 대량 발행, 국채 등 금융 자산을 사들이는 양적완화 정책을 취해 실물경기가 조금씩 회복하고 있지만 일본은 미국과 같은 성과를 낼 전망이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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