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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외화예금 느는데 한숨짓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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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말 잔액 774억 달러, 작년말보다 91억달러 증가…대부분 단기성자금 중장기 대출 활용 어렵고 역마진 우려커

[아시아경제 장준우 기자]#.국내 한 수출기업의 재무담당자 A씨는 최근 수출대금으로 받은 100만달러를 외화예금에 넣어두기로 했다. 예금금리는 3개월에 0.24% 수준. A씨는 "급히 사용할 자금도 아니고 당장 원화로 환전하기에는 환차손 부담이 있어 묶어두기로 했다"며 "이자수익은 거의 없지만 환율이 오르면 그만큼 환차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1년차 기러기 아빠인 직장인 B씨는 미국에 있는 아내와 자녀들을 위해 매달 일정액의 외화를 적립하는 외화적립예금에 가입했다. B씨는 "한 번에 목돈을 환전해서 보내는 것보다 환위험이 적고 적립식 펀드처럼 코스트에버리징(평균매입가 절감)효과가 있어 기러기족 사이에서 외화적립예금은 필수"라고 설명했다.
국내 은행들의 외화예금 잔액이 꾸준히 늘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9월말 기준 국내 은행의 외화예금 잔액은 총 774억달러로 지난해 말 대비 91억달러(13.3%) 증가했다. 이중 기업 외화예금은 같은 기간 동안 644억달러로 13.9% 증가했으며 가계 외화예금 역시 55억달러로 6.9%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9일 "무역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올 6월 이후 원·달러 환율이 급속하게 하락하면서 외화예금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환율 상승을 기대하며 수출대금 환전을 미뤄 대기자금이 늘고 있고, 해외 송금이나 해외여행 등을 위한 개인들의 외화예금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외화예금은 차입이나 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조달비용이 낮아 안정적인 외화자금 조달수단으로 통한다. 은행은 외화예금이 많을수록 조달비용을 아낄 수 있고 그만큼 외화유동성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외화예금이 늘어나는 게 반갑지 만은 않다. 외화예금은 일종의 무수익자본에 가깝기 때문이다. 예금을 대출자금으로 운용해 예대마진 수익을 남겨야 하지만 외화는 원화와는 달리 운용하기가 까다로워 큰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다.

또 외화예금의 대부분이 1~3개월의 단기성 자금이기 때문에 중장기 대출에 활용하기가 어렵고 보수적으로 운용할 수밖에 없다. 외화대출은 외화를 다루는 수출입 업체의 운전자금이나 시설자금 등에만 대출이 가능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예금이 늘어나면 좋지만 지금과 같이 은행에 자금이 넘쳐 나는 상황에서는 잉여 자금이 증가할수록 오히려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다"며 "외화대출 관련 규제의 완화를 통해 은행들이 외화예금을 활용해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준우 기자 sowha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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