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을 인용해 올해 미 증시에 상장한 기업 가운데 26개의 경우 주주들이 당초 약속된 락업 기간 중 주식을 내다팔았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락업 기간을 어기는 투자자는 사모펀드들이다. 투자 지분을 조기 회수하기 위해서다. 이들 사모펀드는 공모가가 보수적으로 책정되도록 기업을 압박한다. 이후 주식 거래가 시작되고 주가가 급등하면 서둘러 주식을 내다판다. 기업의 자금 확보보다 투자회수에 중점을 둔 전략인 셈이다.
사모펀드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가 대표적인 예다. 아폴로는 시장·투자자·투자기업과 맺은 약속을 번번이 어기고 있다. 아폴로는 지분을 갖고 있는 스프루츠 파머스 마켓, 에버텍, 콘스텔리움의 주가가 공모가 대비 평균 66% 오르자 즉각 행동에 나섰다.
이는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정보기술(IT) 기업의 신규 상장시 주가가 급등했다 이후 폭락한 2000년 초의 닷컴 버블 당시에도 이런 현상이 만연했다.
사모펀드 같은 주요 투자자들이 주식을 서둘러 팔 정도로 주가가 고평가됐다면 하락은 얼마 남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개인과 기관투자가들이 서둘러 시장에 던지는 주식을 받아주는 것은 극히 위험한 투자다. 이는 시장 하락의 전조다.
투자업체 얼라이언스번스테인의 바임 즐로트니코프 수석 투자전략가는 “일반적으로 락업 기간이나 부채 계약조건을 어기는 일이 흔해지는 것은 시장의 질이 하락한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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