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나라인 영국과 일본은 궁즉통의 논리가 갖는 유효성을 대비적으로 웅변한다.영국은 산유국이지만 북해 유전의 기름과 가스 생산량이 졸졸거릴 정도로 줄어든 나라다. 영국 두 배의 인구를 가진 일본은 기름과 가스를 수입해서 쓴다.이런 여건에 대한 두 나라의 대응은 너무나도 다르다.
일본은 완전히 딴판이다. 정부도 개인도 에너지 절약에 나서는 가운데 정부와 대기업이 합심해 풍력과 태양광,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일본은 일찍이 2차대전 전부터 가스를 사용한 나라로 호주를 비롯한 천연가스 생산국을 먹여 살리는 나라다. 2011년 3월 동북지역 대지진과 뒤이은 쓰나미로 후쿠시마 제1원전이 폭발하는 사고 이후 50여기의 원자력발전소를 전면 가동 중단하고 필요한 전력을 화력발전에 의존해야 했다.
여기서 일본의 궁즉통은 빛을 발하고 있다. 일본은 천연가스 공급을 위해 호주 등지에서 상사 주도로 개발에 나서는 한편, 천연가스 선물거래소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에너지를 절약하지 않으면 '왕따'를 당할만큼의 에너지 절약 분위기를 조성했다. 재생에너지 개발은 압권이다.
마루베니는 오이타현 벳푸에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가동하고 히타치 등 일본의 대기업은 후쿠시마 원전을 대체할 부유식 풍력발전 설비를 만들어 후쿠시마 해상 20km 해상에 띄워 발전을 하고 있다. 전기전자 회사 도시바는 북알프산 산기슭에 자리한 기후현 다카야마시 등지에서 지열발전소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에너지 다소비국인 한국은 어떤가? 태양광발전이든 풍력이든 재생에지는 한국인들의 뇌리에서 사라진 듯하다. 원전이 고장으로 속속 가동 중지하는데 무신경하기 짝이 없다. 대기업 가운데 재생에너지 사업을 펼치는 데는 한화 등 몇 곳에 불과하다. 화석연료인 석유와 천연가스를 못써 안달일 만큼 국민들은 주말마다 고속도로를 차들로 메운다. 화석연료는 석유든 천연가스든 언젠가는 고갈 될 수밖에 없다. 원전가동 중단으로 전기값이 급등하면 영국처럼 억지를 부릴 것인가. 일본의 궁즉통은 반면교사로 삼을 만하다. 얄밉다고 콧방귀만 뀔 일이 아니다.
박희준 국제부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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