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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노동시장 양극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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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련공에게만 충분한 일자리..비숙련 장기 실업자 많아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여전히 부채 위기의 후유증을 겪고 있는 유럽 경제의 최대 고민거리 중 하나는 바로 실업이다.

유럽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독일은 어떨까. 겉으로 보기에 독일 고용 시장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실업률은 고용시장 안정으로 평가할 수 있는 5% 수준에 불과하고 25세 이하 청년 실업률도 8%대에 불과하다. 유럽 대부분 국가들의 청년 실업률이 20%를 웃돌고 그리스나 스페인처럼 50%가 넘는 국가들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독일 젊은이들은 행복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슈피겔 보도에 따르면 독일의 고용 시장도 나름대로의 문제를 안고 있다.

최근 독일 고용 지표를 살펴보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독일의 8월 고용 통계 지표에 따르면 사회보장기금에 기여하는 일자리 개수는 1년 전에 비해 35만3000개 늘었다. 8월 은퇴자 숫자는 24만명이었다. 즉 일자리가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실업자 숫자는 10월에 되레 4만8000명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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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피겔에 따르면 현재 독일에는 역대 가장 많은 4200만개의 일자리가 있다. 하지만 실업률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물론 일자리 증가가 반드시 실업률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일자리가 늘어나도 실업률은 떨어지지 않으며 되레 오를 수도 있다. 실제 독일의 경우 최근 주변 유럽 국가에서 '게르만 드림'을 찾는 이민자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독일 고용 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고용시장의 양극화다. 슈피겔은 '훈련받지 않은 자에게 일자리는 없다(No Training, No Work)'고 지적했다. 직업 역량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충분한 일자리가 있는 반면 직업훈련을 받지 못한 사람들은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독일은 세계에서 산업화가 가장 고도로 발전된 국가 중 하나다. 그만큼 높은 수준의 직업 역량이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숙련공들에게는 일자리가 충분하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에게는 일자리가 많지 않다. 무작정 '게르만 드림'을 꿈꾸고 독일로 이민을 선택했다가는 좌절하기 십상이다.

라인하르트베스트팔렌 경제연구소의 토마스 바우어 부사장은 "직업을 갖고 있다면 실업자가 될 위험은 분명 줄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직업 능력이 부족해 장기간 실직 상태인 사람들이 있고 또 이미 실직 상태인 사람들은 더 일자리 찾기가 어려워졌다는 점이 독일 고용시장의 이면"이라며 "앞으로는 장기 실업자가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독일은 2005년부터 '구직자 기초보장(basic security benefits for job seekers)'이라는 제도를 도입해 직업훈련을 받는 것 등을 조건으로 구직자들에 일정 부분의 소득을 보장해주고 있다. 하지만 구직자 기초보장 혜택을 받으면서도 여전히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갖지 못 한 이들이 약 30만명에 이른다.

능력있는 자에게만 일자리가 주어지는 고용시장의 양극화는 결국 소득의 불균형으로 인한 사회 불안정을 높인다. 기독민주당과 사회민주당의 연정 협상에서 사회민주당은 기독민주당에 제일 첫 번째 요구조건으로 최저임금제 인상을 택했다. 사회적 불평등이 심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유럽경제연구센터의 홀저 보닌 이코노미스트는 기본적인 직업 훈련도 받지 못한 이들을 위해 더 많은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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