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삼성전자서비스 '슈퍼 甲 몰기' 그만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삼성전자서비스의 불법 파견 논란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두 달간 근로감독을 진행한 뒤 불법이 아니라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문제를 제기한 금속노조와 민주당 측은 '삼성에게만 허락된 추석 선물', '면죄부'라며 비판을 제기하고 있지만 전자업계에선 예상했다는 반응이다. 처음부터 정치적인 공세로 시작된 문제였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라는 것이다.
전자제품의 애프터서비스(AS)는 계절에 따라 수요가 결정된다. 기온이 높아질수록 수리요청이 많아진다. 여름철은 겨울철 대비 AS 수요가 3배 가까이 늘어난다. 때문에 직접 운영하는 대신 협력업체를 통해 대행하는 경우가 많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LG전자, 동부대우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들이 모두 동일한 방식으로 서비스센터를 운영 중이다. 전자업체들은 전국 각 지역에 있는 AS 대행 협력업체들과 계약을 맺고 AS 건수에 따라 비용을 지불한다. 그 업체들은 서비스센터 직원들을 스스로 고용하고 월급을 준다.

한여름 시골 오지에서 냉장고가 고장 나도 서비스센터 직원들이 직접 방문해 냉장고를 고쳐줄 수 있는 이유다. 동일한 질의 AS를 위해서는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가전 업체들이 협력업체의 AS 직원들을 교육하고 복무규정에 일부 관여할 수밖에 없다.

지극히 일반적인 일이지만 정치권의 '갑을 논쟁' 틀에 집어넣으면 '슈퍼 갑'으로 불리는 삼성전자는 죄인으로 바뀐다. 삼성전자서비스의 불법 파견 논란이 지속되는 내내 금속노조와 민주당 측은 대부분 비정규직인 서비스센터 직원들과 삼성전자 정규 직원들의 처우를 비교하며 논란을 증폭시켰다. 아예 서비스센터를 삼성전자가 직접 운영하고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논란이 진행되며 삼성전자서비스의 불법 파견 논란은 비정규직 문제로 번졌다. 당초 논의를 벗어나 '모든 것은 삼성전자의 잘못'이라는 식으로 일이 번진 것이다.
고용부는 두 달간의 근로감독을 통해 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일부 소속 근로자의 업무에 개입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불법 파견으로 볼 수는 없다고 결론 내렸다. 이 같은 결론에 대해 금속노조와 민주당 측은 삼성전자에 면죄부를 줬다고 비판하고 있다.

전자업계는 처음부터 금속노조와 민주당 측에 억지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불법 파견 논란을 제기하면서 하청업체 근로자를 원청업체가 모두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주장 자체가 '갑을 논란'으로 정치쟁점화하려는 의도였다는 것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불법 파견 의혹이 있다고 해서 하청업체 근로자를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주장은 무리가 있다"면서 "고용부가 삼성전자에 면죄부를 준 것이 아니라 노동계와 민주당 측이 처음부터 주홍글씨를 찍어 놓고 거기에 불법 파견 의혹을 끼워 맞춘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의 극대화다. 이윤을 극대화하는 과정에서 소비자들을 최우선시 생각하고 이 과정에서 사후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것은 기업들의 지상 과제가 되고 있다. 팔고 나서 어떻게 책임지는지가 중요해진 것이다.

소비자들이 대기업 제품을 선호하는 것도 사후 서비스 때문이다. 조금 더 비싼 돈을 주고 사도 고장 났을 때 쉽게 고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하청업체 근로자들의 입장도 십분 고려해야 한다. 삼성전자와 서비스 계약을 맺은 협력업체 중 일부는 근로자들에게 과도한 근무 시간을 요구하고 임금을 제대로 주지 않는 등의 부작용이 있었다.

때문에 삼성전자에도 아쉬움이 있다. 협력업체와의 상생이 해당 업체 사장과의 상생이 아닌 임직원 모두와의 상생이 될 수 있는 지혜를 찾아야 할 때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포토] 외국인환대행사, 행운을 잡아라 영풍 장녀, 13억에 영풍문고 개인 최대주주 됐다 "1500명? 2000명?"…의대 증원 수험생 유불리에도 영향

    #국내이슈

  • "화웨이, 하버드 등 美대학 연구자금 비밀리 지원" 이재용, 바티칸서 교황 만났다…'삼성 전광판' 답례 차원인 듯 피벗 지연예고에도 "금리 인상 없을 것"…예상보다 '비둘기' 파월(종합)

    #해외이슈

  • [포토] '공중 곡예' [포토] 우아한 '날갯짓' [포토] 연휴 앞두고 '해외로!'

    #포토PICK

  • 현대차 수소전기트럭, 美 달린다…5대 추가 수주 현대차, 美 하이브리드 月 판매 1만대 돌파 고유가시대엔 하이브리드…르노 '아르카나' 인기

    #CAR라이프

  • 국내 첫 임신 동성부부, 딸 출산 "사랑하면 가족…혈연은 중요치 않아" [뉴스속 용어]'네오탐'이 장 건강 해친다?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