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대학교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안은미·신동욱 암건강증진센터 교수와 국립암센터 연구팀은 지난 2009년 전국 34개 보건복지부 지정 완화의료기관 이용 말기 암환자 345명과 가족을 대상으로 환자가 자신의 말기상태를 아는 게 죽음의 질과 치료계획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분석했다.
연구팀은 말기 암환자가 사망하고 나서 사별가족을 대상으로 18개 항목(항목별 1~7점)으로 구성된 사망 환자의 '죽음의 질'(Good Death Inventory)을 조사했다.
그 결과 자신의 병 상태를 정확히 아는 환자군의 죽음의 질 평균 점수는 5.04점으로, 잘 모르는 환자군(4.8점) 보다 높았다.
말기 치료계획을 세울 때 환자와 가족 간 이견이 있는 비율도 자신의 병 상태를 정확히 아는 환자군이 25.1%, 잘 모르는 환자군이 31.5%였다.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아니지만 적어도 환자가 자신의 병 상태를 알아야 가족 간 의견차를 넓히지 않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아울러 가족 간 이견이 있는 경우 자신의 병 상태를 정확히 아는 환자군에서는 48.9%가 환자의 결정을 따랐으나, 잘 모르는 환자군은 24.1%로 낮았다.
신동욱 교수는 "환자가 스스로 말기 상태를 알려야 환자가 보다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고 환자와 가족이 보다 조화롭고 환자의 뜻에 따른 결정을 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며 "말기 암환자가 인생을 편안히 마무리하고 더 나은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적절한 시기에 환자의 상태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해외학술지 '정신종양학'(Psycho-Oncology) 최신호에 실렸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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