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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급락..달러당 90엔대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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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일본의 엔화 가치가 2년 7개월 만에 90엔선으로 추락했다. 엔화 가치 하락의 저지선으로 여겨지던 달러당 90엔이 무너진 만큼 향후 92엔선까지 약세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엔화 약세는 일본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여 자동차와 전자 등의 분야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한국과 독일 등에 타격을 줄 것으로 관측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장중 달러당 90.14엔까지 하락했다. 엔화 가치가 달러당 90엔까지 하락한 것은 2년 7개월만이다. 마감종가는 하루 전보다 1.7% 급등한 89.89엔이었다. 2011년 11월 이후 하루 낙폭으로는 가장 크다.

이날 발표된 미국 신규주택착공건수와 주간신규실업수당 신청자수가 예상치를 넘어서며 미국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부각돼 엔화약세를 유도했다.

그러나 일본 내부의 엔화가치 하락요인이 더 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오는 21∼22일 열릴 일본은행(BOJ)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자산매입 기금을 10조 엔 확대하는 추가 완화정책이 발표될 것이라고 보도한 것이 엔화 낙폭 확대를 부추겼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도 10조 엔 규모의 자산매입기금 확대에 나선 BOJ가 2개 월 연속 추가 완화정책에 나서면 지난 2003년 이후 10년만의 일이다.

BOJ가 인플레이션 목표를 기존 1%에서 2%로 높이고 이에 도달할 때까지 무제한 금융완화를 실시하는 방안 논의를 예정하고 있는 것도 시장이 엔화 약세에 베팅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환전문가들은 엔화가치가 달러당 92~93달러 선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점치고 있다.

엔화 가치는 무조건적인 경기부양을 주장하는 아베 신조가 자민당 총재에 당선된 지난해 9월 하순부터 급락세다.그가 총재에 당선된 지난해 9월 26일 달러당 엔 환율은 77.91엔이었다. 이후 그가 총선에서 승리하고 총리에 취임한 약 4개월만에 엔화가치는 무려 15%나 평가절하됐다.

엔화 약세가 가속화하면서 지구촌 곳곳에서 우려와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미국 자동차업계는 이날 미국 정부에 일본의 엔화 약세 정책에 대한 대응을 세워야한다고 주문했다.미국 자동차 정책위원회의 매트 블런트 대표는 "일본의 환율 조작으로 미국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더 힘들게 됐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한국에도 악재다.자동차와 선박,철강 등의 산업이 일본과 경합도가 높은 가운데 최근 원엔화율이 가파르게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원엔 환율은 지난해 말 100엔당 1247원에서 15일 1180원까지 급락했다.

LG경제연구원의 이지평 수석연구위원은 "100엔당 1100원을 크게 밑돌지 않는 한 한국 경제에 엔저 충격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세계수요의 회복속도가 느린 시기에 외채 증가를 동반한 원화 강세가 일부 업종의 수출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자동차, 선박, 철강 등 일본과 경합도가 높은 산업에서 수출위축이 두드러지는 반면,전기전자 업종은 휴대전화, TV, 반도체 등에서 경쟁우위가 있어 원ㆍ엔 환율 하락에 따른 업종 주가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작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일본과 경합하는 가전, 정보통신, 자동차 등에서 상대적으로 타격이 클 것"이라면서 "세계 경제가 좋을 때 나타나는 게 아니라 과거와 달리 저성장이 지속되는데 가운데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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