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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블로그]악몽을 꾸는 드림허브 이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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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창익 기자]
용산역세권개발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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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말. 삼성과 LG가 붙었다. 30조원 개발 사업의 각종 이권과 개발이익, 150층 높이의 랜드마크 빌딩 주인 자리를 둘러싸고 한국을 대표하는 양대 그룹이 정면 충돌했다.

삼성은 삼성물산-국민연금 컨소시엄을, LG는 프라임-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전면에 내세웠다. 막대한 이권과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는 한발 앞서 사업준비에 착수하고 8조원 가까운 땅값을 써낸 삼성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증권가에선 30조원을 투입해 30조원을 버는 사업이라는 얘기가 돌았다. 언론은 ‘단군 이래 최대 사업’이란 타이틀로 부동산 개발 사업을 역사적인 이벤트로 격상시켰다.

부동산 시장에서 이른바 방귀 깨나 낀다는 업체들이 용산역세권개발을 중심으로 모였다. 용산 땅에 최고층 마천루를 세워 국제 비즈니스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모노레일로 여의도와 연결해 금융특구를 조성하고, 한강변 선착장엔 중국을 오가는 페리호를 띄운다는 내용도 사업계획에 포함됐다.

단군 이래 누구도 꾸어보지 못했던 개발사업에 대한 꿈이었다. 부동산 시장이 온통 장밋빛으로 물들었던 2007년 당시만해도 곧 실현될 것 같았던 꿈이었다.
개발사업을 담당하는 시행사 이름은 이렇게 지어졌다. 꿈의 중심, 바로 ‘드림허브(Dream Hub)’다.

2012년 9월 17일 오후 광화문 동화면세점 빌딩 10층 용산역세권개발(주) 회의실에서 열린 드림허브 이사회에서 송득범 코레일 사업개발본부장 등 3명의 코레일 소속 이사들은 이사회 직후 회의장을 박차고 나왔다.

이날 이사회는 롯데관광개발(이하 롯데관광)이 보유중인 용산역세권개발(AMC) 지분 중 45.1%를 코레일에 인수하는 안이 상정될 예정이었다. 이사회 멤버들의 갑론을박에 회의는 제대로 개회조차 못한채 폐회됐다. 코레일은 롯데관광이 지분을 넘기지 않을 경우 용산개발에서 손을 떼겠다는 사실상 경고장을 이사회 멤버들에게 상기시켰다.

사업 실무를 담당하는 용산역세권개발 경영권을 둘러싼 드림허브 대주주간 갈등으로 용산개발이 파국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용산역세권개발이 짠 사업계획과 자금마련 방안에 의구심을 갖는 1대주주 코레일이 용산역세권개발의 1대주주이자 드림허브 2대주주인 롯데관광과 대립각을 세우면서다.

롯데관광의 반대로 자본금 증자 등 코레일의 주요 계획이 번번히 무산되자 양측의 갈등은 급기야 용산역세권개발 경영권 분쟁으로 번졌다. 송득범 이사는 “코레일의 목적은 롯데관광의 경영권을 빼앗는 것”이라고 했다.

입장을 정하지 못했던 드림허브 이사들은 코레일이 사업에서 철수하겠다는 사실상의 경고에 계산이 복잡해졌다. 코레일의 손을 들어주자니 증자 등의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롯데관광 편에 서자니 코레일이 손을 뗄 경우 사실상 돈줄이 마를 게 걱정되기 때문이다. 자금력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롯데관광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경영권 분쟁이 어떤 쪽의 승리로 끝나건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게 될 것은 분명하다. 가장 큰 피해 당사자는 코레일과 롯데관광이겠지만 이 사이 수용 대상인 서부이촌동 주민들은 이자 부담과 또 다른 불확실성에 시달려야 한다.

함께 꿈을 꾸자고 모인 10명의 드림허브 이사들이 현실에선 악몽의 주인공이 되고 있는 게 안타깝다.





김창익 기자 wind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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