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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하던 日 여자들 싸이렌에 식겁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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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한 관광객들 "민방위훈련이 뭐에요?"

민방위 훈련이 시행된 22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공항버스를 기다리던 일본인 관광객들이 차량들이 갑작스레 운행을 중단하자 깜짝 놀라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다.

민방위 훈련이 시행된 22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공항버스를 기다리던 일본인 관광객들이 차량들이 갑작스레 운행을 중단하자 깜짝 놀라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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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진건가요? 우리는 어디로 가야하는거죠?"

제389차 민방위훈련 공습경보가 울린 22일 오후 2시. 서울 명동에서 친구와 함께 쇼핑을 즐기던 20대 일본인 관광객은 당황한 나머지 어쩔 줄 몰라 발을 동동 굴렀다. 인근 노점상 상인이 짧은 일어로 "조금만 기다리면 끝난다. 어디 아무 상점에라도 들어가 있어라"고 말해 줬지만 얼굴에는 걱정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매월 민방위훈련이 이뤄지고 있지만 국내에 체류중인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제대로 고지가 되지 않고 있다.

세계에서 정기적인 국가위기관리 훈련을 하는 나라가 흔치 않은데다 분단국가라는 특수한 상황까지 맞물리면서 민방위훈련이 외국인들에게는 생소함을 넘어 공포감마저 안겨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22일 민방위훈련이 시작된 직후 비슷한 상황은 곳곳에서 목격됐다.
서울 명동에서 공항버스를 기다리던 일본인 관광객들은 커다란 싸이렌 소리와 함께 차량들이 갑작스레 운행을 중단하자 깜짝 놀라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일행 가운데 누군가가 "전쟁이 난거 아니냐"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지하철 신촌역에서 내려 지상으로 막 올라오던 한 외국인 유학생은 출구 앞에서 통행금지 제지를 받고 갈길을 멈춰서야 했다. 약속시간에 늦었다고 설명을 하는 듯 했지만 노란색 완장을 찬 민방위 훈련요원은 듣는둥 마는둥 연신 호루라기만 불어댔다.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한 대사관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부임한지 얼마 안된 외국인 대사는 점심식사 후 한가한 휴식시간을 보내다 싸이렌 소리에 깜짝 놀라 급하게 비서를 찾았다. 한국인 직원이 멋쩍은 듯 상황을 설명하자 대사는 "미리 귀띔이라도 해주지…"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일부 외국인들은 스마트폰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서울에 거주중인 한 외국인 네티즌(@chees**)은 자신의 트위터에 "지금 싸이렌이 울리는데 무슨 일인지 누가 좀 말해주세요"라고 호소했고, 또 다른 외국인(@0w3n**)은 "서울 시내에 북한의 공습경보가 울렸다. 오늘은 15일도 아닌데…"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평생 처음 들어보는 소리다. 너무 무섭다", "해일경보일리는 없고, 뭐야 전쟁이야?", "한국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싸이렌 소리에 놀라지도 않고 태연할 수 있는가?" 등 외국인들이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영문 댓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광화문에서 만난 한 시민은 "내국인도 가끔은 민방위훈련이 있는지 몰랐다가 버스나 택시 안에서 15분 넘게 지체해야 하는데 잠시 한국에 들른 관광객이라면 놀라거나 걱정할 만한 상황"이라며 "공항이나 호텔은 물론 외국인들이 많이 모이는 시내 중심가에도 외국어로 충분한 사전 안내가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인경 기자 ik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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