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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빚더미 공공기관의 호화사옥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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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의 몰염치한 행태가 지나치다. 지방 이전을 계기로 빚더미에 올라 있으면서도 수천억원을 들여 기존 사옥보다 두세 배나 크기를 늘리고 실내수영장에 축구장까지 딸린 호화판 새 사옥을 짓는 곳이 상당수다. 그런가 하면 자의적인 회계 처리로 공공요금 원가를 부풀려 온 기관도 여럿이다.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었다.

2014년까지 지방으로 옮기는 147개 공공기관 중 새 사옥을 짓는 곳은 121개다. 그런데 그 규모가 지나치게 크고 호화롭다. LH가 4667억원을 들여 짓는 진주 새 사옥은 규모가 기존의 2배나 된다. 수영장에 축구장까지 만들 예정이다. 광물자원공사는 지금 사옥의 4배, 석유공사는 2.6배다. 직원 1인당 면적이 100.5㎡에 이르는 곳도 있다. 당연히 건축비가 많이 들어간다. 전체 신축비용이 13조5807억원으로 기관당 평균 1122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이들 공공기관의 상당수가 빚더미에 앉아 있다는 사실이다. LH는 부채가 130조원에 달하고 한전은 55조원에 이른다. 가스공사는 28조원으로 부채비율이 348%다. 광물자원공사의 부채비율은 187%, 석유공사는 194%다. 경영상태를 생각하면 크고 호화로운 사옥을 지을 때가 아니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해야 할 상황이다.

물염치한 행태는 이뿐 아니다. 국회 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한전, 코레일 등은 최근 5년간 비용은 최대한 반영하고 이익은 줄이는 방법으로 공공요금 원가를 부풀려왔다. 그 금액이 코레일 7조4118억원, 한전 1조2963억원, 도로공사 918억원, 가스공사 341억원 등 9조원에 이른다. 공공요금 인상 억제에 사용해야 할 이익을 고액 연봉이나 복리후생비 등 자기들 배 불리는 데 쓴 셈이다. 그러고는 원가 회수율이 낮다며 해마다 요금 인상을 주장하고 있는 꼴이다.

공공기관의 부채가 460조원에 달해 곳간이 거덜날 판이다. 지나치게 큰 사옥, 호화판 사옥을 짓는 데 돈을 허투루 쓰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 불필요한 부대시설을 없애는 등 스스로 규모를 줄이지 않는다면 정부나 지자체 청사와 같이 직원 수에 비례한 면적 기준을 적용하는 등 정부가 제동을 걸어야 한다. 아울러 허술한 회계기준을 손질하고 공공요금 원가산정 체계도 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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