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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포럼]한의학의 세계화, 각국 전통의학과 교류가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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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몽골은 같은 아시아 대륙에 위치하면서 오랫동안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던 역사를 공유하고 있으며, 혈통적으로도 매우 가까운 관계로 알려져 있다.

몽골의 전통의학도 티베트의학을 근간으로 발전했다는 점에서 한의학과는 기원이 다르게 이해되고 있지만, 그들 전통의학의 주요 부분인 침구치료의 이론과 임상은 우리와 거의 동일한 내용을 갖고 있다.
이런 배경 아래 한국과 몽골은 전통의학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협력해오고 있다. 한ㆍ몽 상호 협력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2001년 한ㆍ몽 친선한방병원이 개원했고, 그 후로 줄곧 한국의 한의사들이 몽골에 파견돼 진료를 담당하고 있다.

또한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한국한의학연구원에 위탁해 세계 각국의 전통의학 전문가들을 교육시키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매년 몽골의 전통의학 전문가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한의학 연구와 임상을 습득하고 있다. 특히 한국한의학연구원은 2011년부터 '몽골 침치료기술 과학화ㆍ표준화를 위한 지원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역사무처(WHO/WPRO) '국제경혈위치 표준'의 몽골어판 발간 및 보급, 일회용 침 KS 규격 몽골 보급, 한ㆍ몽 전통의학 교류 초청 세미나 등의 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한ㆍ몽 교류 사업은 몇 가지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먼저 한ㆍ몽 교류 사업을 통해 한국한의학연구원은 몽골 전통의학의 침구치료기술 표준화를 도와줌으로써 몽골 전통의사들의 침구치료기술을 질적으로 제고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현재 국제경혈위치표준 몽골어 공식판 발간을 위한 작업이 끝나고 출간을 기다리고 있다. 앞으로 이 책은 수도인 울란바토르뿐만 아니라 몽골 전 지역에서 임상을 담당하고 있는 전통의사들과 학교, 도서관, 연구기관 등에 무료로 배포된다.  최근 몽골전통의학대학의 얼더흐 학장이 몽골 유력 일간지인 '투데이뉴스(Today News)'와의 인터뷰에서 몽골 전통의사들의 침 치료 기술이 세계수준에 근접하고 있다고 밝힌 것은 현지 전문가의 인식 속에 우리의 지원 사업이 자국의 전통의학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협력 사업은 전통의학이라는 학문적인 차원에서 몽골과의 동반자적 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지난달 8ㆍ9일 울란바토르에서 개최된 제4차 전통의학 국제학술대회에는 한국인 연구자들을 위한 독립 세션이 마련됐고, 강연장에는 발 디딜 틈조차 없이 많은 몽골 전통의사들이 참석했다고 한다. 이러한 관심은 당연히 상호 협력에 대한 신뢰와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바람직한 국제 협력은 일방적이 아니라 서로간의 적극적인 교류를 통한 상호 신뢰관계의 구축이 그 열쇠다.

이를 통해 한국과 몽골은 전통의학의 표준화, 세계화라는 공동목표를 위해 기여한다는 대의를 만족시킬 뿐만 아니라, 국제표준화기구(ISO) 활동에서 한의학이 국제표준을 주도하는 데에도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방식으로 우리의 외연을 넓혀 전통의학을 활용하는 세계 각국과 다각적인 교류를 진행하면 중국 중심의 표준화 기도를 저지하는 국제적 공동전선 구축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통의학 국제 표준화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국제협력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세계전통의학의 표준화를 한국이 주도하기 위한 국제협력활동은 계속돼야 한다. 한의학의 세계화는 우리 자신의 역량으로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관련 국가들과의 다양한 국제적 공조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한의계의 노력과 국가 수준에서의 전폭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최승훈 한국한의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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