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에 미국산 소고기가 다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난 4월 광우병 사태 이후 미국산이라는 표기를 전면에 내놓기 꺼려했던 외식업체들이 다시금 미국산임을 내세우고 있다.
원본보기 아이콘마르쉐 관계자는 “광우병 발생 당시에는 워낙 여론이 거세게 불어서 콘셉트가 아메리칸 레스토랑임에도 불구하고 원재료가 미국산임을 강조하지는 않았다”면서 “지금은 좀 잠잠해져서 굳이 쉬쉬하며 숨길 필요는 없게 됐다”고 말했다.
더스테이크하우스바이빕스는 광우병 파동 당시 없앴던 미국산 쇠고기 스테이크를 오히려 고객들이 먼저 재출시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바이빕스에서는 광우병 파동 전까지 미국산 등심과 꽃등심을 사용했다. 그러나 지난 4월 말 미국산을 호주산으로 대체하고 대체 불가능한 메뉴는 아예 없애버렸다. 빕스 관계자는 “일부 고객들이 이 메뉴가 미국산임을 알면서도 찾고 있어 재출시하게 될지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고기전문점 관계자는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싸고 질 안 좋은 고기가 더 잘나갈 때도 있다”며 “이 동네 사람들은 잘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미국산 소갈비살(300g)은 1만1000원으로 시중에서 판매하는 국내산 돼지고기 오겹살(300g·1만4000원)보다 더 저렴했다.
한편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전국 1053개 대형 유통 매장의 미국산 쇠고기 판매액은 광우병 발생 후 미국산 쇠고기 소비가 급감했던 5월 둘째주 2억8806만원과 비교해 한 달 만인 6월 둘째주 기준 5억9162만원을 기록, 2배 이상 늘었다. 또한 농식품부는 광우병 발생 당시 3%에서 50%로 확대했던 미국산 쇠고기 박스 개봉검사 비율을 지난달 말 다시 3%로 되돌렸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검역강화 조치도 해제된 상황이어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소비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그동안 쉬쉬하면서 미국산인데도 국산으로 둔갑시키며 소비해왔는데 이제는 거부감이 좀 덜해졌으니 대놓고 미국산이라고 표기해도 큰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이현주 기자 ecol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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