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업계에 따르면 토요일이었던 지난 14일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는 기기변경 전산 시스템을 일부 가동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KT와 SK텔레콤은 기기변경 고객에 한해 토요일 단말기 개통 업무 재개ㆍ중단을 반복했다. 앞서 이통3사는 지난해 7월 방통위 권고로 토요일 개통업무를 중단하기로 합의했지만 이 약속이 무너진 것이다.
방통위의 시각은 다르다. 방통위 관계자는 "주말 시장마저 전산을 오픈하면 LTE 시장이 더 과열된다"며 "기기변경만 개통해주는 것이라고 하지만 이 역시 자사 고객 이탈 방어 효과를 불러일으켜 이통사 간 경쟁을 촉발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사용하던 3G 휴대폰을 LTE 휴대폰으로 바꾸려고 주말에 대리점을 찾은 SK텔레콤 고객이 번호이동으로 개통하려면 월요일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기기변경을 선택하면 당장 LTE 휴대폰을 가져갈 수 있다. 기기변경은 이런 고객들을 겨냥하고 있다.
이같은 양측간 신경전은 이계철 방통위원장과 이통사 CEO들간 첫 상견례에서도 불붙었다. 이 위원장은 지난 19일 이석채 KT 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등과 만난 자리에서 "주말에 휴대폰 개통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CEO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한 참석자는 "CEO 중 한명은 주말에 시간이 많은 소비자들의 생활패턴을 고려하면 주말 개통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고 전했다.
통신3사는 21일 주말 개통을 하지 않은 채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방통위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주말개통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LTE 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이젠 주말에 기기변경 전산 시스템까지 다 열어야 할 상황"이라며 "방통위에 전산 시스템을 오픈하도록 요청했다"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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