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지역구 현역의원 144명 가운데 60명이 불출마를 포함해 공천에서 탈락함으로써 42%의 교체율을 보였다. 그런데 탈락자는 대부분 친이(친이명박)계인 데다 새 인물이라고는 부산 사상구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맞서는 20대의 손수조 후보 정도다. 경제민주화를 내세우면서 정작 경제 개혁을 앞장서 실천할 인물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민주통합당도 현역의원 탈락률이 36%에 이른다. 하지만 친노계 후보가 많다는 점이 두드러질 뿐이다. 전ㆍ현직 의원과 정당인, 관료 출신이 80%를 넘는 등 역시 눈에 띄는 정치 신인은 거의 없다.
부실한 검증으로 인한 공천 취소 사태도 지나칠 수 없다. 새누리당은 도덕적으로 물의를 빚은 인물,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인물에게 공천을 주었다가 되늦게 줄줄이 취소하는 소동을 벌였다. 민주통합당 역시 비리 혐의와 관련된 몇몇 공천자를 여론에 떠밀려 주저앉혔다. 도대체 검증을 어떻게 한 것이냐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당의 실질적 변화를 보여주는 공천이 이런 식이어서는 안 된다. 지도부와의 친소 관계에 따라 혹은 계파 간 나눠먹기로 공천을 받은 후보자들이 국민에게 무슨 감동을 줄 수 있겠는가. 19대 국회도 기대할 게 없다는 국민의 자조를 허투루 들을 일이 아니다. 여야는 비례대표 공천이라도 새 정치를 이룰 역량 있는 참신한 인물을 발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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