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회장을 믿고 따랐던 임직원들에게 검찰의 압수수색 소식은 더 충격적이다. 선 회장은 1998년 IMF 위기가 찾아왔을때 당시 대우전자에서 분사해 지금의 하이마트를 일궈낸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직원들 입장에서는 길거리에 나앉을 위기 상황에 일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준 인물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선 회장에 대한 아낌없는 신뢰를 보내왔다.
그 만큼 하이마트 임직원들에게 선 회장이 갖는 위치는 특별했던 셈이다. 그러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선 회장과 경영진이 1000억원대의 회삿돈을 횡령해 해외로 빼돌린 정황을 포착하고, 하이마트 본사와 계열사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선 회장에 대한 임직원들의 신뢰도 무너졌다.
업계에서는 이미 검찰이 충분한 정황 증거를 확보했기 때문에 하이마트 본사를 공개적으로 수색한 것으로 보인다며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선 회장에 대한 직원들의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하이마트는 당시 가전 제조사가 대리점을 통해 판매해오던 가전 유통시장의 일대 변화를 가져왔다. 국내·외 가전제품들을 한자리에서 비교해 살 수 있게 됐고, 가격도 더 저렴했다. 이 같은 장점 덕분에 하이마트는 국내 가전유통 시장을 선도해나갔고, 지난해 300여개의 지점을 갖추고, 3조원의 매출을 거두는 우량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과정을 주도해왔던 인물 역시 선 회장 본인이다.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AEP), 유진기업 등으로 대주주가 바뀌면서도 직원들의 신뢰를 밑거름으로 전문경영인으로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었다.
때문에 직원들이 이번 검찰 수사로 받는 충격은 더욱 크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갑작스런 수사로 직원들은 당황스럽다"며 "지금은 상황을 지켜봐야 할 뿐 다른 입장을 밝힐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의 수사를 조심스럽게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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