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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 대통령 민심에 더 다가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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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취임 4주년 특별회견에서 "경제에 어려움이 있지만 국가재정이 비교적 튼튼하고 외환보유액도 충분한 편"이라며 "힘을 다시 모으면 2008년 위기 때보다도 더욱 빨리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약자와 강자가 더불어 사는 공생발전을 이루려 한다는 말도 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대통령의 현실 인식이 너무 안이하다.

 지금 우리 경제는 수출이 위축되고 내수는 주저앉으며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양극화는 갈수록 깊어지고 서민들은 고유가에 물가상승, 고용불안, 늘어나는 가계부채로 고통받고 있다. '공생발전'이니 '동반성장'이니 하는 구호성 다짐만으로는 부족하다. 막연한 낙관론을 펴는 것은 책임 있는 지도자의 모습이 아니다.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주름진 서민의 살림살이를 어떻게 보살필 것인가 하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놨어야 했다.
 친인척ㆍ측근 비리와 편중인사 논란, 내곡동 사저 의혹에 대한 '해명'도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 대통령은 주변의 비리와 관련해 "화가 날 때도 있고 가슴을 치고 밤잠을 설친다"면서 "국민께 할 말이 없다"고 했다. 편중인사 논란과 내곡동 사저 의혹에 대해서도 "의도적으로 그런 것이 아니었다" "챙기지 못한 탓"이라는 정도로 두루뭉술하게 넘어갔다.

 청와대 측은 평소 대통령의 화법으로 미뤄볼 때 '가장 진솔한 사과 표시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그렇게 받아들일 국민은 별로 없을 것이다. 할 말이 없다고 할 게 아니라 잘못된 점은 분명하게 인정하고 사과할 건 솔직하게 사과했어야 옳았다. 등 돌린 민심을 되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스스로 차버린 격이다. 오죽하면 새누리당 일각에서 "이렇게 민심을 모를 수가 있느냐"며 '안 하니만 못한 회견'이라는 비난이 나왔겠는가.

 이 대통령은 이제 1년의 임기를 남겨두고 있다. 경제는 어렵고 국제 정세는 불안하다. 큰 선거도 두 차례나 치른다. 향후 5년, 10년의 향방을 좌우할 중요한 시점이다. 이 대통령의 책무가 그만큼 무겁다. 민심을 바로 읽고, 민생을 살피며,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남은 1년은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마지막 날까지 서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목표에 최전력을 쏟겠다"는 약속을 지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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