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 핵 개발과 연관된 국제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이란 정부와 벌인 협상이 어제 결렬됐다고 하니 유가상승 행진은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국제유가가 그대로 반영되는 국내유가도 고공행진이다. 서울의 보통휘발유 평균 가격은 어제 ℓ당 2069.70원까지 치솟아 4개월 만에 사상 최고 기록(지난해 10월 2067.26원)을 갈아치웠다. 휘발유 전국 평균 가격과 액화석유가스(LPG) 가격 등도 순차로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울 태세다.
기름값에서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유류세를 인하하라는 주장은 이번에 처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유류세 인하를 거부하고 있는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도 한나라당 국회의원이던 2007년 노무현 정부 때 '월간조세'라는 잡지에 '유류세, 왜 꼭 내려야 하나'라는 글을 기고했다. 유가가 배럴당 30달러에도 못 미칠 때 설계된 유류세는 이제 하향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불가피하다"는 거였다. 그가 소신대로 하지 않는 이유는 뻔하다. 이 대통령 임기 내 균형재정 달성이라는 정치적 목표를 뒷받침하려는 것일 게다.
고유가 시기에 유류세만큼 손쉬운 세수 확보 방법이 또 있을까. 지난해에만 유류세가 목표보다 1조원 가까이 더 걷혔다. 그러나 불합리한 세금으로 국민을 짓눌러 이룬 균형재정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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