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기업공개(IPO)과정에서도 세간의 관심은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주커버그와 최고운영책임자(COO) 셰릴 샌더버그에게 쏠렸지만, 실제 페이스북의 IPO를 준비한 사람은 데이비드 에버스만 최고재무담당책임자(CFO)였다.
IPO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런 유의 IPO를 준비하는 것과 관련해 "링을 세 개 돌리는 서커스 공연 같다"면서 "에버스만은 이처럼 어려운 작업을 무난하게 해냈다"고 평했다.
에버스만에 대해 알고 있는 복수의 소식통들은 페이스북 내에서의 그의 역할이 상당하다고 소개한다. 실제 에버스만의 연봉은 샌더버그 다음으로 많은 1870만달러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그는 샌드버그(190만주)보다 많은 217만주의 주식을 갖고 있으며, 앞으로 750만주의 주식을 추가로 받을 예정이다.
그는 차분하게 IPO 일정이 진행하기를 바랐던 주커버그의 뜻에 따라 은행들을 상대로 홍보하지 않은 채 개별적으로 접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도 IPO수수료를 최대한 낮은 상태로 유지해 페이스북에 가장 유리한 조건을 얻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에버스만에 대해 아는 이들은 그의 리더십 스타일 두고서 "차분하고, 자신을 내세우지 않지만 대단히 명석하다"고 소개한다. 이들은 그의 가장 큰 장점으로 정직함을 꼽았다.
그는 바이오 제약사인 진앤테크 CFO 시절 다른 사람들이라면 감췄을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공개하는 결정을 내렸다. 항암제 아바스틴 개발에 성공한 진엔테크는 당시 시장의 환호를 받았지만 에버스만은 수요를 간신히 따라갈 정도의 공급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컨퍼런스 콜에서 과감하게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에게 공개했다. 이로 인해 주가는 하락했지만, 진앤테크는 엄청난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이외에도 그는 적극적으로 회사의 리스크를 대외에 공개해주는 것으로 유명했다. 이를 두고 그의 지인 중 한 사람은 "다른 기업들도 분기마다 리스크 보고서를 만들지만 공개하지는 않는다"면서 “하지만 에버스만은 공개했다”고 전했다.
에버스만은 브라운대학교에서 경제학과 국제관계학을 전공한 뒤 투자자문사 오펜하이머에서 러서치 애널리스트로 91년부터 94년까지 근무를 했다. 94년 그는 바이오 제약회사인 진앤테크로 스카웃 된 뒤 승승장구를 거듭하며 CFO에 올랐다. 로슈가 진앤테크를 2009년 인수한 뒤 회사를 관두고 페이스북의 CFO로 자리를 옮겼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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