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젤위 세계 27개국 중앙은행장들과 감독기구들은 유동성 커버리지비율(LCR) 도입을 연기 또는 대폭 수정해달라는 은행들의 요구를 거부했다. 대신 은행들이 신뢰할 만한 상환계획을 제시할 경우, 스트레스 상황에서 보유한 고유동성 자산을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LCR은 2008년 금융 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 추진된 바젤Ⅲ 개혁 패키지에 포함된 내용으로 시장 위기가 닥쳤을 경우 은행들이 30일 가량 자체적으로 견딜 수 있도록 하는 국채 등 고유동성 자산의 보유비율을 말한다.
LCR과 관련해 은행들은 이 규제 도입으로 대출이 줄어 경제성장에 지장을 줄 수 있고, 은행 시스템이 국가 부채로 더 취약해질 수 있다며 반대해왔다. 은행들은 LCR을 연기 또는 폐기하거나 LCR 적용 대상을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채와 국채에서 주식, 증권, 금 같은 다른 유동자산까지 포함시켜 달라고 요구했었다.
그나마 일부 은행들은 이번 조치에서 경영상 어려움이 있을 때 고유동성 자산을 이용할 수 있다는 내용에 안도했다. 그동안 은행들은 LCR이 바젤 자기자본 규정처럼 최소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은행 폐쇄 상황 까지 갈 수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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