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내 붕괴 답변비율 21%로 나타나..ECB 장기대출 시장 안정에 기여
이번 다보스 포럼에서는 부인의 환투기 의혹으로 사임한 필립 힐데브란트 스위스 중앙은행장의 환송을 위한 저녁 만찬 자리가 있었다. 주요 은행장들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유로존이 향후 5년 내 붕괴될 가능성에 대해 물어본 결과 붕괴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이 21%에 그쳤다고 로이터 통신이 만찬에 참석한 한 관계자를 인용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로가 현재 형태로 존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답한 비율도 35%에 그쳤다. 통신은 개인적 성격의 만찬 모임에서 설문이 이뤄진만큼 조사결과를 입증할 수는 없다고 단서를 달았다.
다보스 포럼에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우리는 큰 신용경색 위기를 피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고 이에 은행 관계자들도 동의했다.
미 투자은행 라자드의 게리 파 부회장은 "유로는 현재 형태로 남을 것"이라며 "모든 회원국이 유로존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유로존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는 회의론이 제기되는 것은 2007~2009년 서브프라임 위기에 대한 기억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은행장들은 유로의 장기 전망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무엘 디 피아자 씨티그룹 기관고객그룹(Institutional Clients Group) 부회장은 "시장은 6개월 간은 확신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며 "그러나 5년, 10년 후에 대한 확신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학교 교수는 그리스가 1년 안에 유로존을 떠날 것으로 보이며 포르투갈도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향후 3~5년 안에 유로존이 완전히 붕괴될 확률이 50%라고 분석했다.
드라기 ECB 총재와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사무총장은 유로존 보호를 위한 금융 방어벽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독일, 프랑스 재무장관도 참석한 이 모임에서는 4월 IMF 회동 전까지 1조5000억유로의 금융위기에 대비한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로존은 영구 구제금융 펀드인 유럽안정화기금(ESM)을 오는 7월 5000억유로 규모로 출범시킬 예정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유로존 부채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기금 규모를 2~3배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독일은 이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번 다보스 포럼 연설에서도 추가 기금 확대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어떠한 의사도 나타내지 않았다. 반면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유로존이 금융 방화벽 규모를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덜란드 라보뱅크의 피엣 모어랜드 회장은 "유로 붕괴는 재앙이 될 것"이라며 "정치인들이 지금처럼 유로존이 지켜지기를 원한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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