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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詩]김동환의 노래 '묻어버린 아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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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게 사랑이라지만 나는 그런 사랑 원하지 않아
바라만 봐도 괜히 그냥 좋은 그런 사랑이 나는 좋아/변한건 세상이라지만 우리 사랑 이대로 간직하면/먼훗날 함께 마주앉아 우리 얘기 할 수 있으면 좋아/어둠이 내려와 거리를 떠돌면 부는 바람에 내 모든걸 맡길텐데/한순간 그렇게 쉽사리 살아도 지금 이순간 나는 행복해

우린 얼굴을 파묻고 운다. 얼굴을 파묻는 일에는 뜻밖에 이루 말할 수 없는 평화가 있다. 내 눈물이 보이지 않고, 내 얼굴이 보이지 않는 울음에는, 비로소 기꺼이 털어놓을 수 있는 심연의 슬픔의 길이 열린다. 추운 날 얼어붙은 손을 따뜻한 품에 파묻는 일에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위안이 있다. 우리가 파묻고 싶어하는 것은 지금 현재 겪고 있는 문제적 상황이다. 묻음으로써 우린 그걸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묻음은 내 눈에 다만 그게 보이지 않을 뿐이다. 그것은 아픈 그대로 내 안에 '보관'된다. 평화처럼 보이지만, 전쟁이 깊은 내부로 옮겨간 것일 뿐이다. 벌떡거리는 아픔을 죽이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을, 빨리 흘러가도록 하는 일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게 어디 쉬운가. 위장 평화. 가짜 해결. 아픈 사랑의 끝에는 가끔 이 말도 안되는 얼버무림이 해법처럼 등장한다.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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